<인터넷 비즈니스 `물꼬`트나>(4.끝)정부가 나서야 한다

 IMF 위기상황을 끌어안은 ‘국민의 정부’가 경제회복의 원천으로 삼은 것이 IT다. IT는 IMF 탈출의 끌차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침체한 경제회복의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며 투자의 새바람을 일으켰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 말기에 이르러 IT는 투자자들에게 ‘배반의 산업’으로 각인돼 관심과 투자의 대상에서 멀어졌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실적부진이다. 실적부진의 책임은 무엇보다 업체들에 있다. 그러나 신생산업 초기 실적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다. 과도기를 거치지 않은 산업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예견되는 상황을 알면서도 지나친 기대를 했던 투자자, 그리고 네티즌들이었다. 또 지나친 기대를 유발케 했던 정부 역시 적지 않은 책임이 있다.

 그러나 예상보다 일찍 인터넷산업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복되는 인터넷시장에 대한 기대가 현실만큼 따라주지 못한다. ‘닷컴사업은 힘들다’는 인식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업체들로서는 정부의 각종 지원정책이 잇따르고 있지만 느끼는 체감혜택은 크지 않은 이중적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보통신부는 올해 정보화촉진기금 융자사업 지원계획을 확정하면서 융자사업의 민간위탁과 기술담보 대출, 수시접수제 등 융자사업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제도 개선안은 정통부가 시중은행에 위탁해 중소·벤처기업의 정보통신 설비구입과 투자금을 융자해준다는 것이다. 또 기술보증기관을 통해 기술담보 대출제도도 새로 시행한다. 담보가 없는 중소·벤처기업들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자금 수요가 발생한 적절한 시점에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제도다. 과제당 정보통신산업기술개발지원사업은 10억원까지, 선도기술개발보급지원사업은 20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이처럼 적지 않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기업들이 허덕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의 지원이 대부분 기술지원이나 인프라 구축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산업초기 인터넷산업을 붐업할 당시 인터넷은 자생적 기반과 함께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지금도 전통기업의 e비즈니스 부문은 산업자원부가 나서 적극적인 지원책을 펴고 있다. 정통부는 인프라 구축과 기술개발에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기업들이 느끼는 수혜의 폭은 지극히 한정돼 있다. 닷컴으로 대변되는 인터넷업체들에 필요한 지원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인프라 구축이나 첨단기술개발이 아니다. 물론 인프라 구축과 첨단기술 지원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보다 선행돼야 할 지원대상은 마케팅과 관련된 전폭적인 지지다. 마케팅을 개별기업의 능력으로 몰아붙이면 변명의 여지는 없다. 그러나 산업 전체의 마케팅은 업계와 정부 공동의 몫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나서 민간시장을 활성화할 수는 없다. 인터넷 시장은 자유시장 원리에 충실한 자생적 시장이다. 다만 기업들의 시장활성화 의지에 정부가 박자를 맞춰 줄 수 있는 수준의 지원은 필요하다. IT붐업의 태자 역할을 했던 인터넷 닷컴기업들이 거품을 거둬내고 가시적인 실적개선을 이루고 있는 시점에서 마케팅지원은 더욱 절실하다.

 인터넷인프라는 인터넷기업의 공동자산이다. 인프라와 같은 공동자산으로 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 ‘마케팅 틀’을 짜내는 지혜가 요구되고 있다. 양 주체가 나서 불씨가 붙은 화구에 풀무질을 하는 조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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