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이통 업계 카메라 휴대폰 서비스 경쟁 `후끈`

 최근 도쿄 시내 음식점에서 점심 식사를 할 때 일본인 동료들이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가족 사진 중에 인화지에 현상된 것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그 대신 일본인 동료들이 보여주는 사진 10장 가운데 8, 9장은 휴대폰에 저장된 디지털 사진이다.

 일본 이동통신 업체들이 최근 정체된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카메라 휴대폰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 3위 이통 업체 J폰이 2000년 말 세계 최초로 휴대폰으로 사진을 전송할 수 있는 ‘샤메일(사진 전자우편)’ 서비스를 시작한 후 약 1년 반 사이에 카메라 휴대폰 가입자만 600만명 선을 돌파했다. 이에 힘입어 J폰은 만년 후발주자로서의 설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또 일본 2위 이통 업체 KDDI도 지난 4월부터 카메라 휴대폰 서비스를 시작한 후 최근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고무되어 1위 업체 NTT도코모까지 지난 6월부터 이 대열에 가세함으로써 일본 이통 업계에서는 최근 카메라 휴대폰 서비스를 둘러싼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들 중에 NTT도코모와 J폰이 선보인 카메라 휴대폰은 최근 소니가 개발한 우표 크기의 메모리 스틱 ‘듀오’를 장착해 수백장의 사진을 저장하는 것은 물론 이들 사진을 날짜와 주제별로 분류·검색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춰 특히 학생 및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일본 최대 액정표시장치(LCD) 업체 샤프 등이 선보이는 카메라 휴대폰은 약 30만 화소를 표시해 해상도 측면에서도 일반 디지털 카메라에 비해 별 손색이 없기 때문에 일본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가입자 포화상태를 맞고 있는 일본의 이통 서비스 업체들로서는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카메라 휴대폰 서비스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카메라 휴대폰은 고해상도의 카메라와 총천연색(풀 컬러)을 표시할 수 있는 표시장치(디스플레이)를 부착해야 하는 등 첨단 전자 및 정보기술(IT)의 결정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의 전자 및 IT관련 업체들에도 매출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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