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온몸이 질퍽하게 젖은 사람들이 택시를 잡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지난 7월 31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한 뮤지컬 퍼포먼스 ‘델라구아다’가 연일 매진사태가 나오면서 ‘물에 빠진 생쥐’는 정겨운 풍경이 돼버렸다.
실제로 델라구아다는 8월 9일 현재 8월분 입장권의 70%가 예약되는 등 매일 98%가 넘는 관객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9월 공연에 대한 예매가 시작됐다.
뿐만이 아니다. 델라구아다 홈페이지에는 ‘델라구아다 증후군’ ‘델라구아다 십계명’ 등이 연달아 게재되는가 하면, 7월 중순 1400회이던 방문 횟수가 지금은 6000회를 상회하고 있다.
이처럼 델라구아다에 대한 열기가 거세지면서 뮤지컬 대중화도 성큼 다가오고 있다. 관객은 이제까지 국내 공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경험을 맛보는 동시에, 국내 공연계 종사자들도 델라구아다를 통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거나 그동안의 작업에 대해 반성할 수 있게 돼 국내 공연문화를 한단계 성숙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델라구아다를 프로듀싱한 설도윤씨는 “함께 어우러져야 더욱 큰 감동을 얻을 수 있는 델라구아다의 특성이 월드컵으로 하나된 대중의 정서를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이 주효했다”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뮤지컬이 대중을 흡수하면서 산업화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산업화를 위한 수업료가 너무 과하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1년 동안의 배우 출연료와 장비 사용료, 로열티를 포함한 델라구아다의 총 제작비가 9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관사인 제미로가 아시아판권을 보유한 만큼 공연수출국으로 위상을 높이는 것을 기대하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한편 델라구아다는 스페인어로 ‘수호천사’라는 뜻으로 ‘하늘을 나는 배우’와 ‘서서 보는 관객’이라는 파격적인 관람형태를 띤 퍼포먼스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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