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모드 연기등 R&D일정 재조정 불가피
이동전화서비스업체들이 비동기 IMT2000 서비스 도입을 미루면서 단말기업체들의 연구개발 일정이 차질을 빚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국내 단말기업계는 월드컵 시연을 통해 전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 여세를 몰아 비동기 IMT2000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비동기 사업자(KT아이컴·SKIMT)들이 기술개발 지연과 수요부족 등의 논리를 내세워 서비스 일정을 5∼6개월 늦추면서 단말기업체들의 WCDMA 시장 진출이 늦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연말까지 듀얼모드·듀얼밴드 제품을 선보인다는 당초의 계획을 연기하고 우선 단일모드의 해외향 제품을 개발하도록 하는 등 연구개발 일정을 전면 재조정하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싱글모드 WCDMA 단말기 개발을 완료한 LG전자(대표 구자홍 http://www.lge.com)는 연말까지 듀얼모드·듀얼밴드 지원 단말기를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KT아이컴이 서비스 일정을 내년으로 미루는 바람에 단말기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LG전자는 KT아이컴의 비동기 IMT2000 장비 우선협상대상업체다.
LG전자 인희석 차세대단말연구소 팀장은 “2002 한일월드컵 개막식에서 처음으로 WCDMA IMT2000 단말기를 선보이자 세계 이동전화서비스업체들로부터 ‘비동기 IMT2000 네트워크 검정용 및 최적화용으로 사용하겠다’는 제의가 쇄도했지만 국내에서 서비스 일정이 미뤄지고 단말기 개발도 지지부진해지면서 외국 서비스업체들의 관심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에따라 해외향 모델을 먼저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인 팀장은 “CDMA의 연장선상에서 비동기 IMT2000 단말기를 개발하려다보니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며 ”듀얼밴드·듀얼모드 단말기 개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시장 자체가 국내에만 국한돼 있어 싱글모드로 해외향이 먼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http://www.sec.co.kr)의 WCDMA 단말기 개발 일정도 지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개발을 완료한 싱글모드 WCDMA 단말기를 내년초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계획 자체가 무산됐다. 삼성전자 김헌배 이동전화단말개발그룹 수석은 “비동기 IMT2000 서비스 일정이 지연된데다 기술적으로도 듀얼모드에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싱글모드로는 제품을 내놓기 어렵게 됐다”며 “내년 2분기 KT아이컴의 시범서비스 일정에 맞춰 단말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연말쯤에나 경쟁력 있는 제품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하태정 연구원은 “앞으로 WCDMA 기술이 차세대 이동통신 표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시장의 8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향후 5년간 20%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시장의 80% 이상이 WCDMA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여 국내 기업들은 WCDMA 방식의 단말기 및 시스템에 대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