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RC, 최고 IT개발을 꿈꾼다](21)광운대 RFIC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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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광운대 RFIC센터 소속 학생들과 이종철 교수(사진 맨 오른쪽)가 미리 설계해둔 RF부품을 첨단 검증장비를 통해 특성을 측정하고 있다.

 21세기 정보통신(IT)산업을 관통하는 핵심 패러다임은 바로 선으로부터 해방, 무선통신(Wireless Communication)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0년대 이후 문자수신기(삐삐)와 이동전화·생활무전기·무선랜 등이 보급되면서 문자·음성·영상을 무선으로 송수신하는 것이 보편화됐지만 상용화 이전의 무선통신은 주로 군사용 레이더 통신이나 항공 및 위성통신 등 특수 분야의 특정 목적 용도로만 사용돼 왔다. 대다수 일반인들은 지역적 한계를 가진 유선통신에 만족해야만 했다.

 그러나 군사용 주파수 대역이 민간에 공개되고 무선통신 관련 기술이 기업으로 이관되면서 인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경험하게 된다. 모든 통신망이 직간접적으로 무선과 연결되면서 국경과 인종을 초월하는 말 그대로 ‘지구촌 시대’가 된 것이다. 또 무선통신은 IT산업의 핵심기술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은 물론 대 통합(컨버전스)의 주역으로 세계 경제발전의 원동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RFIC(Radio Frequency Integrated Circuit)는 무선통신을 구현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핵심 부품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주파수망을 따라 정보를 보내고 다시 받고, 변조와 증폭, 잡음제거 등 무선통신의 기초 장치가 되는 만큼 연구·응용분야도 광범위하다.

 광운대 RFIC센터(센터장 김남영 http://rfic.gwu.ac.kr)는 이같은 RFIC에 관한 핵심기술을 국산화하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98년 설립됐다. 특히 미래 정보화 및 우주시대의 전략 기술인 차세대 초고속 위성방송 통신용 기반기술을 연구하고 초고주파 분야의 기술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남영 교수와 ITRC 과제를 총괄하고 있는 이종철 교수를 비롯해 무선통신분야 교수 8명과 연구전담교수 3명, 120여명의 석·박사 과정 학생 등 모든 연구진이 유기적이면서도 자율적인 조직체계로 움직인다.

 2000년 8월 대학 IT연구센터(ITRC)로 지정돼 이달부터 3년차 연구에 들어갔고 IMT2000용 안테나와 위성평면 안테나를 중심으로 RF 능동 및 수동소자, 선형 전력증폭기, 위성통신용 증폭기 등으로 연구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1차년도의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2차년도에는 Ku 대역 부품 개발과 Ka 대역 RF 및 밀리미터파 핵심기술에 대한 기초연구 수행, 그리고 최종 3차년도에는 1·2차년도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Ku/Ka 듀얼 밴드용 핵심 부품들의 최적화와 개발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대역 전력 증폭기의 혼변조 성능 개선을 위해 다이오드믹서를 이용한 소형 프리디스토션 선형화기, 광대역 이중 편파 마이크로스트립 배열 안테나, 안테나의 방향 및 각도 조정기, 커플라인과 슬릿으로 구성된 마이크로 스트립 링 공진기 등 안테나와 마이크로스트립 등을 이용한 다양한 구조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또 공진기 및 여파기, VCO와 파워증폭기의 선형화기 등을 응용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차세대 위성통신용 밀리미터파 MMPM(Millimeter Power Module)에 관한 기초연구를 수행해 고체증폭집적회로와 진공전자파증폭기를 하나의 패키지에 집적회로방식으로 넣은 차세대 초고주파 증폭기를 개발 중이다. 이 증폭기는 노이즈 피거(noise figure)를 약 20㏈ 정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고 주파수 변환에 대한 증폭변동을 줄여 장거리 위성 및 무선통신, 페이즈 어레이(phase array) 등 전자전 레이더 핵심 소자로 사용된다.

 이외에도 마이크로파 대역에서 밀리미터파를 대응하는 광대역 고출력 초고주파 증폭기, 복합형 초소형 광대역 증폭기 등에 대한 연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광운대 RFIC센터를 눈여겨보게 하는 것은 단지 연구개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활발한 산학협력과 사업화를 위한 활동들에도 많은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흥창·파와네트·하스 등 국내 RF부품 및 시스템업체 40여곳과 제품 공동 개발을 통한 상용화, 설계기술 지원, RF인력 교육 등 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도맡아 해왔다.

 미국 남캘리포니아대학, 오번대학, 샌디에이고대학, 중국 HIT대학 등 해외 상아탑과의 공동 연구와 인력 교류도 활발하다. 최근에는 위성방송수신용 광대역 평판 안테나 개발에 성공하고 학내 벤처기업인 미션텔레콤을 통해 일본 등지로 수출에 나섰다.

 광운대 RFIC센터가 이같은 성과를 이루기까지는 오랜 기간 동안 무선통신에 집중해 인재를 개발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은 학교 당국의 혜안이 큰 역할을 했다. 1930년 ‘조선무선강습소’에서 광운대가 출발한 만큼 특성화 교육을 시키기 위해 무선통신 분야의 전문 교수진들을 대거 영입하고 국내 대학으로서는 최고의 실험장비가 갖춰진 실험실을 구축하도록 지원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정을 바친 참여 교수들과 학생들의 노력도 큰 견인차 역할을 했다. 교수 연구비와 판공비까지 투입해 센터 내 실험실을 구축하고 공동 연구를 위해 함께 기획하고 역할분담을 하는 협업체계도 잘 갖춰져 있다.

 이처럼 광운대 RFIC센터가 RF분야의 전문 연구소, 인력 양성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데에는 국내외 관련 업체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큰몫을 했다. 98년 센터 설립의 기초가 됐던 HP의 RF설계검증 장비의 기증을 시작으로 애질런트·케이던스·CDS·MCC·에코·나리지온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이 ‘푸른 싹’을 보고 수백억원 상당의 무선통신 부품 및 회로 설계장비를 기증한 것.

 이 때문에 광운대는 초고주파 회로 전용 설계실 및 제작실과 위성통신용 초고주파 고출력 전자파 장비를 보유하고 전자파 무반사실(anechoic chamber) 등 최첨단 설비를 갖추게 돼 연구개발에서 시제품 제작, 테스트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130여명의 광운대 RFIC 연구진들은 앞으로 △차세대 위성통신용 핵심 수동소자 연구-Ku 및 Ka 대역의 고이득 평판형 어레이 안테나와 고선택도 필터 및 RF 커넥터 설계 △차세대 위성통신용 핵심 능동소자 연구-Ku 및 Ka 대역 위성통신용 VCO/LO/LNA 설계 △차세대 위성통신용 MMPM에 관한 기초연구-밀리미터파 광대역 TWT와 저잡음 디스트리뷰티드 MMIC 설계 등에 집중해 한국을 무선통신 강국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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