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원장 윤창번)이 미국 상무부 보고서인 ‘디지털경제2002’ 발표에 앞서 국내 IT산업 진단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한국 디지털 경제 2002’ 자료를 6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IT산업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오는 2007년에는 국내총생산(GDP) 중 IT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7.6%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IT활용이 노동생산성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의 경우 지난 97년에서 2000년까지 4년간 IT활용으로 증가한 노동생산성은 74%로 90년대 미국 기여도인 99.5%에 크게 못미쳤다. 이는 전통산업에서 IT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또 국내 IT수출 중 반도체, 이동통신단말기, LCD, PC 등 4대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68.5%에 달해 일부 품목으로 편중됐다. 최계영 연구위원은 “IT 수출품목에서 일본, 대만과의 경쟁관계가 날로 심화되고 있어 국내 IT산업의 수출품목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경제와 IT산업=IT산업의 실질성장에의 기여율은 99년 38.3%에서 2000년 50.4%로 국민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실질GDP증분에서 IT산업의 실질부가가치증분이 차지하는 비중도 99년 11.2%에서 2002년 13.6%로 늘어나 경제성장의 핵심축이 되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부문은 각각 76.8%, 54.4%에 달하는 높은 부가가치율을 통해 기기부문은 부가가치의 규모(IT산업의 69%)라는 양적 측면에서 전체 경제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IT산업은 또 제조업의 평균(19.1%)을 크게 상회하는 중간재 투입률(38.7%)을 보여 IT산업의 조립·가공 수출구조를 나타냄과 동시에 IT산업의 국제화를 반영하고 있다.
◇IT활용이 생산성과 물가에 미친 영향=IT산업은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IT활용도가 높은 상위그룹은 97년부터 2000년까지 국내 산업별 중간투입비중을 기준으로 전산업 노동생산성 연평균 증가율 6.7% 가운데 74.2%(4.9%P)를 기여했다.
또한 IT활용도가 높은 산업은 IT활용도가 낮은 산업에 비해 생산자 물가가 낮아 물가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IT활용을 통한 제품품질 향상효과를 감안하면 가격하락 효과가 4%포인트 가량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과 임금=지난해 IT부문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IT부문 종사자수는 꾸준히 증가해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2001년 IT부문 직업종사자는 116만여명으로 전 산업 취업자의 5.4%(95년 4.2%)를 차지했다.
특히 95년 이후 전 산업 취업자수가 연평균 0.7% 증가에 그친 데 반해 IT부문 취업자의 수는 연평균 5.1% 증가해 고용창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IT부문은 일자리 창출률 및 소멸률에 있어 제조업 평균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 노동시장이 매우 유동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IT부문 근로자의 임금은 각각 전 산업 평균대비 9.9%와 14.7%가 높지만 고임금과 저임금 인력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IT산업의 교역과 국제화=국내 IT산업은 전체 생산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했다. 이에 따라 내수부진시에도 해외시장의 호조로 성장이 가능한 반면 해외수요 침체에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PC부문의 침체에 기인한 최근의 수출부진 해소를 위해서는 해외 경기회복, IT투자의 재개, 반도체가격의 회복이 관건으로 지적됐다.
IT수출의 지역편중도는 해외 IT시장의 지역별 비중을 반영해 큰 우려사항은 아닌 반면 일본·대만 등 경쟁국가와의 수출유사성이 높은 가운데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어 차세대 유망 수출품목의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IT산업의 국제화 추세속에서 제조대행업체(EMS) 등 새로운 조류에 합류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IT산업 전망=국내 IT산업 생산은 연 12.8% 성장으로 오는 2007년에는 약 310조원으로 GDP의 17.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IT산업 수출은 연 18.3% 성장으로 오는 2007년에는 약 1055억달러에 달해 앞으로도 IT산업이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됐다.
IT직업 종사자도 향후 5년간 연평균 4.4%씩 증가해 오는 2006년에는 약 144만3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관련 그래프/도표 보기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IT산업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