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대우정보시스템 상무
정부는 국가 경쟁력의 한 축인 중소기업의 정보화를 향상시키기 위해 수년 전부터 중소기업들과 호흡을 맞춰 정보화 지원 3만개 중소기업 IT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일부 지원사업의 부실화와 국산 ERP 시장가격 형성에 혼란을 초래한 것 등의 부작용도 있었지만 중소기업을 포함한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정보화에 대한 균형적인 발전을 이루는 기틀을 마련한 성과를 거뒀다. 따라서 이제는 이것을 국가 경쟁력과 연결되는 중소기업의 정보고도화로 승화시켜야 할 시기가 됐다.
현재의 상황을 분석하고 앞으로의 추진방향을 전략적으로 수립해 중소기업의 정보화 육성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할 때다.
정부는 중소기업 IT화 사업의 핵심으로 협업적 IT화 사업을 선택했다. 협업적 IT화 사업은 대기업 혹은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거래관계에 있는 중소기업들을 한데 묶어 정보화 추진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체 자금과 정부의 지원금으로 정보화를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정부는 첫 해에 대기업의 SCM 중심으로 이와 연관된 중소기업의 자체 정보화 구축에 힘썼다.
기업이 ERP를 추진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구조를 보면 일반적으로 컨설팅과 커스터마이징 비용이 70% 이상 차지한다. 이 비용과 구축기간이 중소기업에 ERP를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장애요인이 된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업무 프로세스가 유사한 동종 업종의 표준 ERP 템플릿을 활용해 ERP 구축비용 절감과 기간 단축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12개 산업 업종을 선택해 개발사업자를 선정했으며 올해 말에는 업종별 ERP 템플릿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완료된 업종별 ERP 템플릿은 초기에는 해당 업종의 자체 시스템으로 운용되고 그 다음 단계에는 고객회사 수주 정보인 CRM과 공급회사에 발주 정보인 SCM을 제공할 수 있는 확장 ERP 템플릿으로 발전한다.
이 업종별 표준 확장 ERP 템플릿은 협업적 IT고도화를 추진하는 중심 ERP 엔진 솔루션으로 사용하게 된다. 즉 1차 공급업체인 중소기업 관점에 보면 대기업의 SCM 정보는 1차 공급업체의 B2B 형태의 CRM 정보가 된다. 또한 한걸음 더 나아가 1차 공급업체는 2차 공급 중소기업의 SCM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이것이 확장 ERP 템플릿의 적용 모습이며 또한 대기업, 1차·2차 공급업체인 중소기업간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B2B 전자상거래를 구축하는 것이 협업적 IT화 사업이다.
향후 정보화 지원정책은 개별 중소기업 정보화 정도에 적합하도록 차별화해 지원해야만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우선 선두그룹은 고도화 작업을 통해 기업간의 B2B를 포함한 전자상거래 활성화 방향으로 육성해야 하므로 여기에 적합한 고도화 진입 정책들을 마련해야 한다.
중간그룹과 취약그룹(아직도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여기에 속함)은 현행 지원정책으로도 아직 소화를 못한 상태이므로 현행 지원정책 중 문제가 있는 것은 부분적으로 보완하되 지속적으로 현행 정책을 실시하고 유지해야 한다.
만약 현행 지원정책을 축소하고 고도화 중심으로만 정책방향을 잡으면 취약그룹은 영원히 정보화 취약 중소기업으로 남게 돼 전 산업간의 국가 경쟁력에 걸림돌과 낙오자가 될 수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입증됐듯 한국은 IT 인프라 투자와 이의 활용 면에서 이미 IT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기반을 토대로 정부가 중소기업 정보화에 열성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육성하면 중소기업 정보화 부문에서도 세계적인 국가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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