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처방전달시스템(OCS) 등 의료정보시스템이 노조 파업 등에 따른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는 특성을 발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학병원 경영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시스템을 가동중인 경희의료원 한 관계자는 “노조 파업이 현재 두달째를 맞이하고 있지만 간호조무사 등 노조원들의 집단적인 업무 이탈에 따른 진료 공백은 예상외로 적었다”며 “지난 3월부터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의료정보시스템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 노조가 파업을 시작하면 입원 환자에 대한 진료 업무가 지체되고 특히 외래환자에 대한 진료 업무는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것.
특히 환자 진료를 위해 필요한 방사선 필름 관리 인력들이 파업 현장에 참가하게 되면 레지던트·인턴 등 의사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필름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진료보다는 서류 찾는 데 시간을 더 소비했다는 것. 이 때문에 입원 환자는 물론 신규 환자들에 대한 의무기록 작성조차 힘들었다는 게 의료원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PACS와 OCS를 구축한 이후 병원내 무필름·무종이화가 정착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의료원측은 밝혔다.
병원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 병원으로 전환한 후 처음으로 파업을 맞이했는 데 파업 전과 비교했을 때 별 차이를 못 느꼈을 정도”라면서 “대략 병원 가동률이 약 90%에는 이르렀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에 반해 경희의료원과 마찬가지로 노조 파업 2개월째를 맞고 있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등 가톨릭의료원은 병원정보화 미흡으로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들의 업무 공백을 메우지 못해 부득이 임시직을 채용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정보업체 한 관계자는 “경희의료원과 가톨릭의료원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대학병원 경영진이 의료정보시스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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