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SO분리 견해 차로 `진통`

한국케이블TV협회내에서 한지붕 두가족 관계인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회장 정승화)협의회와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회장 유재홍)협의회의 분리문제가 양측의 첨예한 입장차이에 따라 법정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한국케이블TV협회의 양대축인 PP·SO협의회는 케이블방송 관련산업의 급격한 변화를 반영, 지난 두달동안 상호 분리를 공식 논의해왔다.

 특히 양측은 지난 5월 이후 PP와 SO의 관계가 케이블방송 산업하에 공생하는 관계라기보다는 사업 영역의 다각화로 단지계약상의 갑·을 관계에 불과하다는 의견에 일치를 보고 협회분리를 위한 공식 논의를 해왔었다.

 그러나 양 협의회가 각각 최근 임시이사회를 열어 분리 방안에 대해 입장을 정리한 결과, 상당한 이견을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자 조금의 양보나 합의의 기미도 보이지 않아 갈등의 폭이 깊어질 전망이다.

 또한 갈등이 증폭될 것을 감안해 현재 각자 법적 대응까지 강구하고 있어 순조로운 분리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방송 관련산업의 변화=양협의회의 분리는 케이블방송 관련산업의 급격한 변화에 기인한다. 이러한 변화로 양 협의회가 가지고 있던 케이블방송이라는 공통분모가 점점 감소하고 사업 영역의 다각화로 추구하는 방향이 서로 달라지게 됐다. 우선 PP가 방송채널사용사업자로 법적 위상이 바뀌면서 케이블방송뿐만 케이블방송의 경쟁매체인 위성방송이나 인터넷 방송에까지 프로그램을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게 됐다. 기존 케이블PP에서 종합 콘텐츠공급업체로의 성격이 강해진 것이다. 또한 SO 역시 케이블방송과 함께 초고속인터넷사업 등 다양한 부가 사업을 전개하면서 사업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따라서 케이블방송이라는 양 협의회의 공통분모가 줄어들었으며, PP가 위성방송에도 프로그램을 공급함으로써 양 협의회의 갈등이 발생하게 됐다. 또한 올해부터 PP와 SO간 프로그램 공급이 개별 계약으로 전환돼 계약 과정에서 상당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PP의 주장=PP협의회는 이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라는 협소한 협회의 필요성이 없다는 점을 전제로 협회의 해산을 주장하고 있다. 협회가 해산된 이후에 PP와 SO가 각각의 새로운 협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같은 방안의 주안점은 바로 협회 가입시 출연금으로 모인 협회 기금과 바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사단법인인 협회가 해체될 경우 협회의 기금은 국가로 귀속되고, 그 이후 새로 설립된 각각의 협회로 재분배될 수 있기 때문이다. PP협의회가 단순히 협회내에서 탈퇴·독립할 경우 협회 기금 315억원 중 PP가 출연한 135억원의 기금을 돌려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PP협의회는 SO와의 협의가 여의치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며 다음주중 임시총회를 소집, 향후 대응방향을 확정할 예정이다.

 ◇SO의 분리 방안=SO협의회는 PP의 독립에는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협회의 해산은 불가하다고 밝히고 있다. 방송법제 환경이 변화돼 PP가 방송채널사용사업자로 법적 위상과 법적 사업 영역이 변경됐다는 이유로 협회를 해산할 이유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 또한 협회의 기금과 연결된다. SO협의회는 최근 임원회의를 통해 PP의 기금 분배는 협회의 정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임을 이유로 기금 분배는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최종 확인했다. SO협의회는 PP의 분리가 당초 협회 설립시 케이블 방송 산업의 발전이라는 목적과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기금의 반환 요구는 논의의 대상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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