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견SI업계의 분발

 지난 99년 NDS가 대외사업 강화를 외치며 외부에서 영입한 SI분야 전문경영인 김용서 사장이 최근 3년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급변하는 IT시장 환경에서 실적에 따라 기업의 수장이 바뀌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김 사장의 퇴진을 단순히 NDS라는 단일 회사의 문제가 아닌 중견·중소 SI업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잘 드러낸 사건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은 83년 쌍용컴퓨터 이사를 거쳐 95년부터 3년간 쌍용정보통신 사장을 맡으면서 교육정보화와 지능형교통시스템 분야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활발한 대외사업을 펼쳤던 SI업계의 전문가다.

 그런 그가 3년 넘게 NDS를 이끌면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은 중견 SI업체들에 대외사업 추진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대변한다는 것이다.

 초기 대외사업 시장에서 삼성SDS, LGCNS, SKC&C 등 대형 SI업체들은 그룹사 물량을 통해 확보한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마진폭을 줄이면서까지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중견 SI업체의 힘은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또 지난해 IT 경기악화로 인한 프로젝트 기근은 SI업체들을 규모와 관계없이 동일한 전장으로 몰아냈고 중견 SI업체들은 대형업체에 번번이 나가 떨어졌다. 상위 10개사의 매출이 전체 SI시장의 50%를 넘어선 지도 오래다.

 상위 몇개 기업의 독주로는 전체 SI산업의 발전은 요원하다. 이제는 중견 SI업체들이 좀 더 힘을 내야 할 때다.

 올 들어 많은 중견업체들이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기존 백화점식 사업관행을 벗어나 ‘이 분야에서만큼은 최고’라 불릴 수 있는 사업에 승부를 걸겠다는 의미로 분위기 반전의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가 악화될 때는 당장 실적하락 등의 어려움을 겪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선택과 집중’만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이라는 것이 대다수 SI전문가들의 애정어린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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