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株 `산넘어 산`

 하반기 양호한 주가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던 통신서비스주가 맥을 추지 못하면서 향후 전망도 보수적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는 하반기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던 수급문제가 여전히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데다 신규시장에 대한 비전이 아직 투자자들을 끌어모을 만한 모멘텀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동양종합금융증권은 분석 보고서를 통해 통신서비스주들의 새로운 성장모멘텀 확보 지연과 수급부담을 감안할 때 하반기 통신업종에 대한 보수적인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통신사업의 새로운 성장모멘텀을 확인하기 위해선 여전히 12개월 이상의 기간이 필요한 상태며 최대 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수급문제도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수급쪽에서 부담이 가장 큰 종목은 KT다. 지난 5월말 민영화 이후 기관들의 물량 출회로 기관 배정분 중 일부는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민영화 이후 주가상승이 미미해 기관 및 개인 물량이 상당부분 남아있을 것으로 판단, 4조원 정도의 물량부담을 안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LG투자증권은 이날 KT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장기 매수’로 하향조정했다. 특별한 실적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민영화로 인한 물량부담은 장기간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그 이유다.

 SK텔레콤도 최근 양호한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수급문제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는 등 KT와 마찬가지로 실적 모멘텀이 물량부담 문제에 짓눌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영주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국내 통신서비스주가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며 해외 통신주와의 차별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수급문제가 발목을 잡으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며 “현재 국내 통신주 물량부담 규모가 7조7000억∼9조원에 이르는 데다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통신주에 대한 보수적인 투자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통신주들의 성장성 확보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도 보수적인 시각의 이유가 되고 있다. 국내 유선통신업체들의 성장모멘텀으로 등장한 무선랜과 무선통신업체들의 무선데이터 서비스가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KT를 비롯한 유선업체들은 향후 1년 정도 무선랜 시장을 시험적 수준에서 접근할 예정이며, SK텔레콤 등 무선업체들도 무선데이터 서비스에 공격적으로 투자하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업체들이 효율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으나 투자자들에게 성장모멘텀을 부각시키는 데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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