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분야
퍼베이시브 컴퓨팅(Pervasive Computing)산업의 전반적인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부문은 스마트 공간, 사람과 컴퓨터의 인터페이스, 지능 에이전트, 문맥 이해, 소프트웨어 개발능력, 무선네트워크, 표준화와 호환성, 개인비밀 보장, 보안 등 여러 가지다. 이들 부문의 대부분은 퍼베이시브 컴퓨팅산업의 성장에 비교적 커다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그 중에서도 무선네트워크, 개인비밀 보장, 지능 에이전트 등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무선네트워크를 퍼베이시브 컴퓨팅에 이용하는 데는 여러 가지 문제가 따른다. 개인통신망(PAN)·근거리통신망(LAN)·원거리통신망(WAN) 등의 기본기술은 많이 개발됐지만 주요 표준기술이 없고 비용이 높으며 보안에 약하다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 퍼베이시브 컴퓨팅 노드는 매우 작은 단위로 나뉘고, 낮은 비용의 컴퓨팅 기능이 있어야 하며, 최소한의 전력을 소모해야 하는데 PAN이나 LAN·WAN 등의 통신망은 이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이런 조건에 어느 정도 맞는 기술은 블루투스·802.11·IrDA 데이터 프로토콜 등이다. 특히 블루투스 무선기술은 퍼베이시브 컴퓨팅 노드가 필요로 하는 소형·저비용·저전력의 특성을 갖고 있다.
오늘날 무선과 유선 네트워크의 주요 문제는 물리적 접속이나 데이터 전송 능력보다 네트워크에 새로 접속하는 많은 정보통신 기기를 제어하기가 매우 복잡해진다는 데 있다. 가령 축구경기장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휴대폰을 사용하면 통화가 잘 되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주종(master-slave) 프로토콜을 사용하고 있는데 퍼베이시브 컴퓨팅 환경에서는 주종구조가 효율적이지 못할 것이다. 한 가정 안에는 수백개의 컴퓨팅 노드가 있고 공항 건물 안에는 수백만개의 노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퍼베이시브 컴퓨팅 환경에서 어느 시스템이 효율적인 통신을 가능하게 할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퍼베이시브 컴퓨팅 노드는 사람이 명령을 하거나 개입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상호작용하는데 소비자들은 이런 특성 때문에 개인비밀의 보장과 통제 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퍼베이시브 컴퓨팅 시스템은 개인이 공항이나 쇼핑몰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움직일 때 그들을 추적할 수 있다. 개인 진료기록은 비상 시 유용하게 사용되는 반면 사생할 침해 위험이 있다.
가령 자동차 사고로 의식을 잃은 사람이 병원 응급실에 실려 왔다고 하자. 이 경우 컴퓨터가 그 사람의 진료기록을 검색하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은 이런 개인 기록이 취업하려고 하는 기업체나 보험회사로 유출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또 개인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나 신체적·감정적 반응 등은 공동으로 하는 게임의 인터페이스에서는 유용하지만 역시 개인비밀 유출의 위험이 따른다.
소비자들이 개인비밀 유출문제에 대해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는 미지수지만 지역적인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한국이나 일본 같은 아시아 국가 소비자들은 사생활 침해보다 정보의 보안과 온라인 예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나라의 소비자들은 금융정보에 개인적인 비밀이 많기 때문에 이를 중요시하고 있다. 또 한가지 불확실한 것은 소비자들이 컴퓨팅 노드를 일상생활의 어느 선까지 개입하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퍼베이시브 컴퓨팅에서 지능 에이전트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컴퓨팅 노드가 어디에나 산재해 있게 되면 이들은 정보를 수집·제어·교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그 소프트웨어는 건실하고 확장이 가능하며 관리가 쉬워야 한다. 소프트웨어가 이런 능력을 가지려면 지능 소프트웨어 에이전트가 있어야 한다. 또 에이전트는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는 내부 구성과 기능구조를 가져야 한다. 이와 같은 내부구조를 가진 에이전트는 신념(Belief)과 의욕(Desire)·의도(Intention)가 있는 이른바 BDI에이전트로서 현재 몇몇 기관에서 이를 연구하고 있다.
BDI에이전트를 연구하고 있는 기관은 SRI인터내셔널, 네덜란드의 브리에대학, 폴란드의 바르샤바대학, 호주의 인공지능연구소(Artificial Intelligence Institute) 등이다.
퍼베이시브 컴퓨팅 환경에서 에이전트는 또 시스템의 오류를 복구할 수 있어야 한다. 한 개의 오류가 있어도 능률이 떨어지고 잘못된 정보를 다른 에이전트로 전파할 수 있다. 현재 지능 소프트웨어 에이전트의 내부구성과 구조는 아직 연구개발단계기 때문에 언제 개발될지 알 수 없다.
산업화된 나라의 컴퓨터 사용자들이 기술적으로 덜 발전한 나라의 사람들보다 먼저 퍼베이시브 컴퓨팅 환경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좁은 스마트 공간에서 이 환경을 이용하는 곳이 있다. 예를 들면 스탠퍼드대학의 한 교실은 터치스크린 벽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컴퓨팅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학생들과 교수가 이 교실의 거의 모든 부분을 흑판처럼 사용해 글씨를 쓰면 컴퓨터가 그 내용을 기록하게 돼 있다. 또 포틀랜드 교외에 있는 요양원은 전체가 네트워크와 터치스크린 PC로 연결돼 있어서 거주자들이 실내등·선풍기·난방기 등을 원격조정할 수 있게 돼 있다. 이와 함께 거주자들은 적외선 RF배지를 달고 다녀 그들의 위치를 확인하고 넘어지거나 멀리 나가면 경고음이 나도록 돼 있다. 또 다른 예는 조지아공과대학이 집 안에 네트워크를 설치한 ‘어웨어 홈(Aware Home)’이다. 이 집은 노인이 음식을 준비하다가 잠시 다른 일이 생겨서 중단했을 때 조금 전에 무슨 음식을 조리하고 있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을 경우 이를 디스플레이로 알려준다.
이들의 경우처럼 컴퓨팅이 한 장소에 밀도있게 확산되면 지역사회 전체가 스마트 공간이 될 것이고, 사람과 컴퓨팅 노드가 이런 스마트 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스마트 공간이 어느 정도의 속도로 발전할 것인지 미지수지만 유사 퍼베이시브 솔루션이 많아지면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사람과 컴퓨터의 인터페이스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형태가 다양해질 뿐 아니라 사람이 자연스럽게, 그리고 힘안들이고 상호작용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을 구별하는 데는 지문, DNA, 안면 피부 속 혈관무늬, 망막 표면, 홍채 등이 사용된다. 또 생체의 다른 반응을 컴퓨터로 측정하기도 하는데 이런 것을 측정하는 컴퓨터는 자연어 처리·퍼지이론 또는 신경망 분석기술 등을 통해 정보를 추론할 수 있어야 한다.
퍼베이시브 컴퓨팅 환경에서 네트워크에 연결된 컴퓨팅 노드는 넓은 지역에서 수시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힘들이지 않고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컴퓨팅 기기는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없다. 가령 PDA를 사용하려면 그래피티(Graffiti)라는 특수문자를 배워야 하고 컴퓨터 사용자들은 자판 사용법을 알아야 한다.
이처럼 컴퓨팅 기기 사용법을 배워야 한다면 사람들은 컴퓨팅 노드를 직관적으로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컴퓨팅 노드가 눈에 거의 띄지 않게 되려면 노드가 센서를 통해 사람의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직관적 인터페이스 노드는 우선 몇 가지 단순기능을 가진 것부터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눈에 보이지 않고 직관적이며 정확한 인터페이스는 드물다.
가령 인터페이스 노드는 팔을 흔들어서 집의 실내등을 껐다 켰다 할 수 있겠지만 기존 방식으로는 등을 켜고 밝기를 약하게 조정하거나 또는 자동으로 소등시간을 미리 정해 놓는 등 더 세밀하고 정확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또 팔을 흔드는 동작은 단순히 등을 켜거나 끄는 데만 사용해야지 그 보다 동작이 복잡해지면 사람들이 그 동작을 배우려고 하지 않거나 배울 능력이 없을 수 있다. 화장실에 있는 등은 켜고 거실에 있는 등은 켜지 말라는 동작이 있다고 하면 복잡해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작이 애매한 경우도 있다. 가령 모기를 잡으려고 팔을 휘둘렀는데 컴퓨팅 노드가 이를 등을 끄라는 동작으로 알고 작동해 등이 갑자기 꺼지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에 대해 적절히 반응하는 퍼베이시브 컴퓨팅 환경을 문맥이해 공간이라 하는데 이 공간에서는 지능 에이전트가 사용자에 관한 사항을 파악할 수 있다. 단순한 문맥이해 에이전트의 예는 아마존닷컴(Amazon.com)으로 이 온라인 서점은 과거 책을 구입한 고객의 행태를 분석해 특정 책을 구입한 고객과 비슷한 취향을 가진 새로운 고객이 책을 사려고 할 때 에이전트가 그 책을 권해준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문맥이해 공간은 앞으로 10년 이내 실현되지는 못할 것이다.
퍼베이시브 컴퓨팅에는 지능 에이전트와 문맥이해 공간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가 많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처리속도와 달리 소프트웨어의 개발능력이 빠르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이 부문이 발전하려면 새로운 소프트웨어·응용 프로그램·관리 및 보수능력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소프트웨어 개발능력으로는 부족하다.
개인의 금융 거래 및 건강 기록 데이터나 군사 정보가 인터넷과 같은 공개된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될 때는 보안이 매우 긴요하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보안을 위해 공개키 암호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암호의 수준이 많이 향상됐으나 시스템 침입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고 있다. 따라서 퍼베이시브 컴퓨팅 시스템의 보안은 사용자들이 각자 시스템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아마도 PAN 보안이 이런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퍼베이시브 컴퓨팅기술의 발전에는 관련기술의 표준화와 호환성도 영향을 미친다. 현재 ISO·IEEE·W3C·IETF 같은 기관이 PAN·LAN·WAN을 포함한 유무선통신망의 표준을 개발·채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체간 표준기술 경쟁이 치열해 다른 기술과의 호환성을 갖게 하는 표준이 언제 채택될지는 불확실하다.
◆시장 전망
퍼베이시브 컴퓨팅기술과 인프라는 아직 연구개발 단계기 때문에 시장을 전망하기 어렵다. 시장 전망이 분석자들마다 차이가 있는데 그것은 반도체·이동통신망·유선컴퓨팅 제품 같은 특정 관련 제품이나 상승작용기술을 포함시켰는지, 제외시켰는지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 것이다. 종합적인 시장 전망은 어렵지만 여러 조사기관과 관련 업체가 전망한 것을 보면 시장규모의 윤곽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01년 7월 IDC는 자바 기능이 있는 휴대폰과 PDA를 포함한 스마트 휴대형 단말기 세계 시장이 지난 2000년 1290만개에서 오는 2004년에는 6340만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IDC는 그 해 9월 스마트 휴대폰·웹 터미널·셋톱박스·휴대형 인터넷 가능 게임기를 포함한 정보기기의 세계 매출은 지난 2000년 70억달러에서 오는 2005년에는 44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01년 10월 캐너스인스탯그룹은 미국의 LAN장비·가정 게이트웨이 및 가정자동화 장비 등 가정 네트워크 장비 시장이 지난 2000년 7억달러에서 오는 2006년에는 9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캐너스인스탯은 또 지난 2001년 11월 세계 기업체들의 무선서비스를 위한 지출이 지난 2001년 370억달러에서 오는 2005년 74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가트너그룹은 지난 2001년 10월 미국과 유럽의 15∼50세 인구 중 약 60%가 오는 2007년까지 하루에 적어도 6시간 이상 무선컴퓨팅이나 통신단말기를 몸에 지니고 다닐 것으로 예측했다. 이 회사는 또 오는 2010년에 가면 성인의 40%와 청소년의 75%가 컴퓨터를 몸에 걸치고 다닐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01년 11월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세계 마이크로컨트롤러 시장이 일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분석자들은 지난 2001년 마이크로컨트롤러 시장이 전년보다 17% 감소한 100억달러였으나 올해 11% 성장해 110억달러, 내년에는 28% 성장해 140억달러, 오는 2004년에는 17% 성장해 1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IBM의 퍼베이시브 컴퓨팅 마케팅담당 이사는 세계 퍼베이시브 컴퓨팅 시장이 오는 2003년까지 215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위와 같은 여러 기관과 기업의 전망은 서로 차이가 있지만 여기에는 휴대형이 아닌 정보통신기기, 휴대형 컴퓨터와 같은 대형 노드·휴대폰 등이 포함된 수치다.
현재 퍼베이시브 컴퓨팅 시장은 10억달러에 약간 못미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대부분은 산업용과 군사용 제품 및 서비스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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