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은 ‘IT강국 코리아’ ‘월드컵 코리아’를 전세계에 알리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빅뱅이 됐습니다. 사진기자들이 디지털 카메라 셔터를 누르자마자 불과 5∼6분만에 현장사진이 전세계 200여개국 언론사에 배급됐습니다. 우리의 IT기술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전세계에 증명한 셈이죠.”
국내 굴지의 사설 IT학원인 사이버아트센터 박달경 원장(44)은 IT강국 코리아가 전세계 경제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데는 3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기술계 학원들의 인력양성 교육이 그 초석이라고 강조한다.
사실 대부분의 사설 IT학원들은 척박한 교육환경과 정책지원의 사각지대에서도 제도권 교육의 결손부분을 책임지고 실무현장에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교육을 맡아왔다. 특히 IMF 이후 정부의 ‘IT 전문인력 양성’ 정책에 부응하면서 학원교육의 위상이 높아지고 정부와 산업계의 인식도 바뀌었다.
그러나 박 원장은 이로 인해 대학, 대기업, 정부산하기관, 언론사, 방송사, 공공기관, 민간단체할 것 없이 모두가 학원교육에 뛰어들어 마치 온 나라가 한집 건너 한집이 학원처럼 느껴질 정도라며 현황을 꼬집었다.
“과당경쟁으로 교육의 질은 떨어지고 열악한 시설과 무자격 강사 채용, 비정상적인 학생모집(피라미드 조직동원) 등으로 사회교육기관으로서의 본래 교육이념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더욱이 그는 정부 역시 지금의 학원실태에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IT대열에 끼지 못하면 미래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심지어 멀쩡한 직업을 두고도 적성과 상관없이 학원을 찾는 사람이 비일비재합니다. 정부 스스로가 IT산업을 한때 스쳐지나가는 유행으로 만들었어요.”
그가 제시하는 대안은 ‘기본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는 것. 박 원장은 “2002 한일월드컵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 최고의 IT인프라 위에 ‘한국식 축구’와 ‘4000만 붉은악마’라는 우수한 문화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결국 ‘IT’와 ‘CT’의 절묘한 결합이 세계를 놀라게 한 셈”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사설 IT학원 스스로의 제자리 찾기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21세기 국가지식정보화에 적지 않은 몫을 담당하고 있는 학원계도 사회교육기관으로서의 제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우선 학원교육은 실무현장에서 시시각각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새로운 정보와 첨단 테크닉의 발빠른 도입으로 실무·실전·능력 위주의 교육에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제도권 교육에서 결손되기 쉬운 특화된 전문분야의 교육에도 역점을 둬야 합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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