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직원들 휴가는 보내줘야 하지만 기업을 운영하는 CEO로서는 거래업체와의 약속도 지켜야하기 때문에 휴가일정 잡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대구지역 웹사이트 구축업체 I사의 K사장(33).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자 그는 현재 한창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차질이 빚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국내 대형 건설업체로부터 받아놓은 사이버아파크 구축 수주건이 늦어도 오는 9월까지는 마무리되어야 하는데 직원들의 휴가로 일정이 미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직원들의 휴가일정을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미루는 대신 휴가비를 지난해보다 조금 더 올려주는 방향으로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대구지역 IT벤처기업들 가운데 K사장처럼 프로젝트 수주 및 개발건과 맞물려 휴가가 내심 달갑지 않은(?) 기업들이 적지 않다.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 IT기업들이 개발 막바지에서 휴가를 전후해 직원들이 해이해지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렇다고 여름 휴가철만 고대하며 일에 전념해 온 직원들을 실망시킬 수도 없는 일이다.
통신장비업체 Y사는 최근 개발 막바지 단계인 차량항법(카내비게이션)시스템으로 인해 휴가를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Y사 P사장은 다음달 중순부터 직원들의 휴가를 사업파트별로 보내기로 하고 휴가비는 보상차원에서 지난해보다 많은 50만원선으로 정했다.
교육 관련 소프트웨어(SW) 개발업체 C사도 최근 자사가 개발한 프로그램의 유통을 직접 맡기로 하면서 일손부족 때문에 휴가철이 걱정이다.
C사 CEO는 “개발과 마케팅에 차질이 없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파트별로 1명씩 4일간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역 IT업계는 이 처럼 올여름 휴가철을 맞아 들뜬 직원들 단속에 나서는 한편, 휴가와 개발건이 겹치면서 발생할 지도 모를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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