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시스템이란 회사를 기억하는지. 설립 5년이 되던 지난 97년 미국 루슨트테크놀로지에 10억달러에 매각되면서 벤처 신화로 이름을 떨친 회사다. 국내 언론에서도 유리시스템과 김종훈 사장을 벤처 신화, 실리콘밸리의 신화로 집중 조명했다. 벤처붐이 가라앉긴 했지만 지금도 많은 벤처인들은 유리시스템을 모델로 성공을 꿈꾸고 있다.
리코시스(http://www.reakosys.com) 이창근 사장은 벤처신화의 주역이었던 유리시스템과 루슨트테크놀로지를 두루 거친 인물이다. 유리시스템이란 벤처기업의 성공과정을 곁에서 고스란히 지켜봤다.
그는 이제 직접 유리시스템의 성공신화를 재현하려고 한다.
이창근 사장은 지난해 리코시스를 창업했다. 유리시스템과 루슨트테크놀로지에서 일하며 번 돈으로 편하게 살 수도 있었으련만 굳이 벤처기업 경영자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이창근 사장이 도전한 사업은 무선인터넷용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장비 회사를 거치면서 오히려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이 사장은 리코시스를 세계 최고의 무선인터넷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리코시스는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필요한 동영상 엔진, 3D 그래픽 엔진을 만들고 있다. 이동전화로 얼굴을 보면서 통화하고 영화나 뮤직비디오 등 동영상을 볼 수 있게 하는 IMT2000의 핵심기술이다. 리코시스가 이 엔진을 기반으로 만든 주문형비디오(VOD) 플레이어는 이미 KTF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리코시스에서 개발한 VOD 플레이어는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은 물론 해외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어 희망의 싹이 보인다. KTF 이외에도 퀄컴 등과도 솔루션 공급에 관해 협의중이다.
리코시스의 VOD플레이어는 하드웨어 형태의 VOD칩을 내장하지 않은 휴대폰을 통해서도 동영상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소프트웨어 방식 VOD플레이어인 셈이다. 소프트웨어 방식이면서도 하드웨어 방식에 뒤지지 않는 화질을 보장하는게 리코시스의 기술력이다. EVDO망에서뿐만 아니라 cdma 2000 1x망에서도 동영상을 구동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리코시스는 현재 3D 그래픽 엔진도 개발하고 있다. 이 사장은 “이 엔진을 통해 앞으로 무선인터넷에서도 유선인터넷에서처럼 3D 게임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조만간 게임업체들이 자사 엔진을 사용해 3D 무선인터넷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기술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 사장이 단순히 성공한 벤처기업 출신 사장이 아닌 성공한 벤처기업가로 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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