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 전자의료기기종합정보지원센터장 허영
최근의 의료기기는 정보기술(IT)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환자나 의료진에게 정확한 진단·치료·처방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3차원 의료영상 시장과 재택진료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이 업그레이드된 제품의 핵심 기능은 대부분 소프트웨어를 통해 지원되고 제품의 부가가치를 더욱 크게 높이고 있다.
따라서 의료기기의 복잡한 기능을 정교하게 제어하는 소프트웨어가 제품의 안정성과 성능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그 중요성은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 기술은 제조산업의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기술이며 내장된 소프트웨어는 제품의 품질 및 성능을 좌우하게 된다. 소프트웨어 품질의 중요성에 대한 예를 살펴보자. 지난 새 천년을 맞이하기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를 포함해 지구촌 각국이 Y2K 문제를 해결하려고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한 적이 있다. 당시 병원에서 의료기기가 Y2K 문제로 인해 오동작했다면 엄청난 인명 피해를 면치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품질의 인증과 평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의료기기나 병원용 제품은 일반 공산품과 달리 인간의 생명을 직접 다루기 때문에 어느 손실과도 비교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소프트웨어의 신뢰성 있는 품질인증 체계와 평가 기반의 확립은 매우 시급한 현안이 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선 부처별로 해당산업에 맞는 소프트웨어 품질에 대한 인증을 전담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기술표준원을 중심으로 산업용 소프트웨어의 국제표준 적합성 인증제도를 도입, 시범인증을 시행하고 있으며 정보통신부는 품질등급 표시제를 도입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안전성·유효성 등에 관한 평가기준을 제정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을 중심으로 의료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준 및 시험방법을 준비하고 있다.
의료용 소프트웨어는 앞서 언급한 품질인증 차원의 평가체계보다 소프트웨어 유효성에 대한 평가가 더욱 중요한 관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유효성이란 소프트웨어 요구사항이 정확하고 완벽하게 실행되며 시스템 요구사항에 맞게 대응해갈 수 있다는 객관적 증거를 확립하는 것을 의미한다. 소프트웨어의 유효성이 검증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개발과 평가가 이루어짐으로써 실패율을 줄이고 환자나 의사의 위험 부담을 크게 낮춰 결국 제조업체의 책임배상이 감소될 수 있다.
또 소프트웨어 변경시 유효성 유지 등의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통상 소프트웨어 개발비용의 50% 정도가 유지보수 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유효성 평가를 위한 품질인증 확립을 통해 제품의 신뢰성 및 사용 가능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선 97년 소프트웨어의 유효성을 품질시스템 규격의 요구사항으로 규정했으며 이에 대한 권고사항을 제정해 놓고 있다. 의료용 소프트웨어의 등급분류로서 CE마킹에서는 의료기기를 작동하거나 의료기기의 사용에 영향을 주는 소프트웨어의 등급은 MDD(Medical Device Directive) 부칙에 적용되며 식약청에서는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의 경우 2등급에 해당한다. PACS는 소프트웨어 자체만으로는 의료기기로서 인정되지 않고 있어 구성된 시스템 전체를 대상으로 승인을 획득해야 하는 반면에 FDA와 CE마킹은 소프트웨어 자체로서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최근의 제조물책임(PL)법 등이 발효, 영세한 국내 의료기기 제조업체들에는 제조환경이 매우 악화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의 품질인증 및 유효성에 대한 평가제도는 이미 확립되고 국내외적으로 그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일관성 있게 설계단계부터 철저히 준비해 나간다면 소프트웨어의 높은 유연성과 재생산성으로 경영개선에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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