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1 개각으로 정보통신부 장관이 교체됐으나 현 정보통신 정책의 큰 틀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이상철 KT 사장의 입각으로 이러한 정책 기조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3월 양승택 전 장관이 입각한 이후 정보통신 정책에서의 큰 변화는 ‘비대칭 규제’라는 이름의 후발사업자 중심의 정책 결정이었다. 그런데 이동전화시장의 점유율에서 보듯 정통부의 비대칭 규제 정책은 제대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관이 교체됐다.
이상철 정통부 신임 장관은 바로 직전까지 대표적인 ‘피규제’ 기업인 동시에 지배적 사업자인 KT의 사장을 맡았었다. 한쪽에선 이 장관이 친정인 KT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펼 것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되레 KT 사장 출신이라는 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이 장관은 이전에 한국통신프리텔(현 KTF) 사장을 맡았었다. 그는 당시 후발사업자의 설움을 경험한 바 있다. 이 장관이 정통부의 현 ‘비대칭 규제’ 정책을 기본적으로 수용할 것은 물론 오히려 이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낳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접속료와 마케팅총액제 등에서 선발사업자에 불리한 쪽으로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후발 사업자의 연합을 전제로 한 통신 3강 구도 정책도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이 신임 장관이 굳이 이를 서두르려 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신임 장관이 만일 정책 기조를 흔들려고 해도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 신임 사장을 비롯해 이번 개각으로 입각한 장관들은 대부분 내년초 신정부가 들어서는 것과 동시에 옷을 벗게 될 것이 확실시된다. 기껏해야 7개월 남짓인 임기 동안 생색도 나지 않는 정책 틀을 바꾸려고 시도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정통부와 산업계 관계자들은 “장관이 바뀐다고 정책이 바뀌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기존 정책에 힘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기존 정책의 논리적 모순점 등을 뜯어 고치려는 움직임이 일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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