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세 꺾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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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하반기 시장 주도주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오는 19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의 예상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 정도로 지난 1분기에 거둔 ‘놀라운 실적’과 비슷한 수준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는 2분기 반도체 현물시장의 비수기와 경쟁사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2∼5월에 적자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놀라운 실적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시장의 관심은 과거보다는 미래에 초점을 맞춰간다는 점에서 2분기 실적 자체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란 기대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관측이다.

 최근들어 환율 하락과 D램의 최대 수요처인 PC시장의 조기 회복이 어렵다는 전망속에 ‘강력매수’와 ‘매수’ 일색이던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등급 하향 움직임이 거세게 불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오히려 2분기보다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개별 주가는 물론 삼성전자와 관계된 반도체 장비나 이동전화 단말기 부품 업체들의 실적과 주가 전망에도 먹구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 시장 대표주에 대한 기대속에 하반기 1000선 돌파를 주장했던 증시 전문가들에게도 혼란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올해 주가를 30만원에서 40만원 사이의 박스권 움직임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는 환율 하락으로 수익성이 낮아진 데다 PC수요 회복이 더뎌지며 D램 가격의 약세가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현대증권도 11일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계속되는 환율 약세에다 D램 가격의 회복은 9, 10월에나 가능하다는 점, 아직까지는 호조인 TFT LCD부문에서의 가격 하락에 대한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난 10일 2실적을 발표한 LG전자를 통해 추론해 본 삼성전자의 향후 영업환경에서도 부정적인 면이 드러나고 있다. 우동제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의 실적을 토대로 삼성전자의 휴대폰과 가전제품의 수요는 상반기보다 하락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더라고 3분기 실적이 위축된다면 단기적인 투자 매력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비관적 주가 전망은 외국계 증권사에서 먼저 시작됐다. 이달 들어서만 SSB·CSFB·ING베어링 등이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나 투자의견을 하향했다.

 물론 비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많은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30만원대 초반에서의 삼성전자에 대한 적극 매수 논리를 펴고 있다. 삼성전자의 수익모델은 업계 최고 수준이며 시장 지위 확대추세는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본격적인 회복 시점에 논란이 있지만 반도체 가격은 이미 바닥을 다졌다는 것을 고려할 때 저가매수 전략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주장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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