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IT 시장인 일본에 야심차게 진출했던 주요 통신업체들이 하나둘 발을 빼기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월드컴, PSI넷, 프랑스텔레콤, 브리티시텔레콤 등 98년 일본 정부의 투자제한 완화 조치로 일본 시장에 일제히 뛰어들었던 주요 다국적 통신업체들이 실적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일본내 조직을 축소하거나 철수하기 시작했다.
월드컴은 최근 전사적 차원의 구조조정 일환으로 일본내 자산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월드컴 일본법인은 현재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주요 도시의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데이터 통신 서비스와 국제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회사의 인터넷 서비스 자회사인 UU넷도 일본에서 기업 네트워크 사용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월드컴은 지난 98년 통신서비스제공자 유형 1 라이선스를 받아 처음으로 외국인이 100%의 지분을 소유한 현지법인을 출범시켰었다.
월드컴은 완전히 일본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경쟁사들은 이 회사의 기업 고객 기반을 탐내 광섬유 망 등을 인수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내에는 현재 총 25개의 유형 1 라이선스 기업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중 PSI넷 일본법인 등 6개 기업이 파산 등의 이유로 라이선스를 반납할 예정이다.
또 프랑스텔레콤재팬은 투자할 만한 기업을 찾지 못함에 따라 투자사업부를 1년만에 폐쇄시켰으며 브리티시텔레커뮤니케이션스는 지난해 5월 재팬텔레콤의 지분을 보다폰에 판매한 데 이어 일본내 조직의 인원을 60명에서 20명으로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이같이 주요 다국적 통신업체들의 일본 탈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틐새시장을 노리고 있는 일부 업체들은 오히려 투자 강화에 나서고 있다.
미 금융그룹인 피델리티그룹의 자회사인 KVH텔레콤은 주요 도시 사무실에 대한 광섬유 설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KVH는 현재 도쿄와 오사카 지역 340개 빌딩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70% 늘어난 것이다. 이 회사는 연말까지 500개 빌딩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또 영국 케이블앤드와이어리스의 일본 법인인 케이블앤드와이어리스IDC(C&WIDC)는 PSI넷과 엑소더스커뮤니케이션스의 일본 법인을 인수했으며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지에 광섬유망을 구축해 내년봄까지 1000개 빌딩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이밖에 스프린트인터내셔널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IP텔레포니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중이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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