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들의 코스닥행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DDS가 지난해와 올해 각각 시도했던 코스닥 진입에 실패하면서 코스닥행을 아예 포기한 데 이어 CCR와 NHN 등도 올해 등록심사에서 모두 보류 판정을 받았다. 올해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게임업체는 아직 하나도 없는 셈이다.
이처럼 국내 게임시장에서는 내로라하는 대형 게임업체들이 속속 코스닥 입성에 실패하자 지난 5월과 6월말 각각 심사청구서를 제출한 위즈게이트와 제이씨엔터테인먼트 등도 ‘게임업체들에 대한 수위조절이 시작된 것 아니냐’며 내심 불안해 하는 눈치다.
그동안 엔씨소프트와 한빛소프트 등의 성공을 바탕으로 게임이 벤처 종목 가운데서도 우대를 받아왔으나 최근들어 벤처관련 사건이 속속 터져나오는데다 온라인게임 사전 등급분류제 시행으로 게임업체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악재가 많아 게임업체들의 코스닥 입성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상황이 이쯤되자 올해 코스닥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었던 게임업체들이 신청시기를 내년 이후로 미루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게임업체들의 코스닥행 열기가 차갑게 식어가는 듯한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들은 ‘강화된 심사기준’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예전에는 게임이 가장 성공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인정돼 코스닥 시장에서도 반기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들어 심사기준이 까다로와져 어느 한 부분이라도 불명확한 부분이 있다거나 의혹이 발견되면 곧바로 보류 판정을 받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CCR의 경우는 특수관계사인 GV와의 관계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보류 판정을 받았으며 NHN도 그동안 실시한 투자 가운데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이유로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체 자체의 ‘부족한 준비 능력’도 주 요인 가운데 하나다. 대부분의 게임업체들이 짧은 기간에 급성장을 하다보니 내부 관리 능력이 떨어져 철저한 사전 준비를 못한 상태에서 코스닥 심사를 신청하다보니 결국은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투자자들의 등쌀에 밀려 억지로 추진하기는 하지만 아직 코스닥 등록을 원하지 않는 업체들이 많아졌다는 점도 게임업체들이 코스닥행을 늦추거나 중도에 포기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벤처기업이 코스닥에 등록하면 얻는 것도 많지만 잃는 것도 많다”며 ”특히 기동력을 가장 큰 경쟁력으로 삼고 있는 게임업체의 경우 코스닥에 등록하면 이런 저런 제약이 많아 기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 소신 경영을 위해 코스닥 등록을 꺼리는 업체도 많다”고 설명한다.
반면 게임업체들의 코스닥 등록 문제는 단순히 시류에 따라 지연된 것일 뿐이며 보류 판정을 받은 업체들도 실패를 거울삼아 준비에 철저를 기하면 해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속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NHN과 CCR의 경우는 의혹이 가는 부분이 있어 보류됐지만 위즈게이트와 제이씨엔터테인먼트 등은 아직 심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인데다 웹젠을 비롯해 코스닥 등록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업체도 있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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