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필름 가격 속락

 산업용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소재인 드라이필름의 공급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 당 10센트 벽이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드라이필름업계의 경영난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께부터 PCB 경기침체로 인해 드라이필름 수요가 줄어들면서 드라이필름의 평균 공급가가 이달 현재 1분기 대비 10% 하락한 ㎡당 10∼11센트 사이에 거래되고 있어 조만간 10센트 벽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보통신(IT) 경기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PCB업체의 드라이필름 등 소재 가격인하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드라이필름업계가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당 9센트 이하로 떨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코오롱·듀폰코리아·한국히타치화성전자재료 등 드라이필름업체들은 가격안정책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고심하고 있다.

 코오롱(대표 조정호)은 최근 공급가격이 잇따라 하락조짐을 보이자 공장가동률을 현재 60%대 수준에서 90∼95%로 높이는 등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절감 노력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 PCB업체의 수요는 큰 변동이 없으나 중견업체 이하 PCB업체의 경우 수요가 20∼30% 정도 감소하고 있어 ㎡당 10센트의 가격대도 곧 와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가격하락에 따른 적자폭을 보전하기 위해 중국시장 진출 등 다각적인 대책 마련을 수립중이나 시장타개책이 못된다는 점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국히타치화성전자재료(대표 히로시 에비하라)도 대형 PCB업체의 수요는 10∼20%, 중견업체의 수요는 30∼40% 가량 줄어든 상황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판매량은 증가하지 않고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환율이 계속 요동칠 경우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듀폰코리아·한국카본(아사이카사이) 등 수입업체들도 PCB업체의 수요감소와 공급가격의 잇단 하락으로 대책 마련에 부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세계 경기의 회복으로 PCB업계의 수요가 서둘러 안정을 되찾지 못한다면 드라이필름 판매사업은 결국 사양길로 접어들고 말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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