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새 반독점 책임자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내놓은 보안 강화 프로젝트인 ‘팔라듐’에 대해 “경쟁사에 해를 끼쳐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필립 로웨 EU 경쟁국장 지명자는 2일 미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반독점기구회의 연설 뒤 “EU는 MS 경쟁사들이 보안 서비스 등 자신들이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보장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제품의 상호 연동성이 있어야 함을 늘 강조해왔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오는 9월 1일 EU 경쟁국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MS의 새 보안 제품 ‘팔라듐(Palladium)’은 윈도에 ‘가상금고’를 설치해 맞춤 컴퓨터 칩을 장착한 컴퓨터 사용 고객끼리 ‘가상금고’에서 안전하게 전자거래를 하거나 민감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 소비자보호단체 등 일부에서는 애플의 매킨토시 운용체계나 리눅스 기반 컴퓨터로 팔라듐을 이용해 암호화된 음악파일이나 서류에 접근할 수 있는지 강한 의문을 제기했었다. 익명의 한 MS 임원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팔라듐을 이용한 작업이 아직 초기단계지만 우리는 경쟁사를 차별하고 MS 운용체계를 우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팔라듐 칩의 하드웨어 사양을 전부 공개해 다른 소프트웨어업체가 이용하도록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MS 중역은 이 경우 경쟁사들은 라이선스 비용을 내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EU는 미국내 MS 소송과는 별도로 독자적으로 MS에 대한 독점조사를 해왔다. EU의 독점조사는 MS가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업계 표준을 경쟁사를 배제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변경시켰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MS 경쟁사들은 EU 관계자들에게 MS가 데스크톱 독점을 이용해 PC를 인터넷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서버시장 독점을 획책한다고 주장해왔다. 로웨 국장 지명자는 EU의 MS 조사와 관련해 “EU는 미국 법원이 미 법무부와 MS간 화해안을 수용하든 아니면 이에 반대하는 9개주 정부가 요구한 엄격한 시정조치안을 받아들이든 최종 판결을 내린 뒤 연말 이전에 MS 조사를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연방 화해안과 9개주의 제재안에 대한 미 법원의 최종 판결은 오는 8월 하순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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