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불꽃놀이도 컴퓨터가 만들어낸다

 밤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불꽃놀이는 어떻게 이뤄질까.

 폭죽기술자들이 지금까지 단순히 폭죽만을 터뜨리던 것에서 벗어나 컴퓨터와 첨단 기술을 이용해 화려하고 섬세한 예술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기술 전문지인 와이어드는 인피너티비전스의 사장이며 폭죽 기술자이기도 한 알베르토 나바로가 불꽃놀이를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열정을 바치고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에펠탑, 디즈니 테마파크, 시애틀 스페이스니들, 시드니 올림픽 등의 불꽃놀이를 지휘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폭죽 기술자들이 불꽃놀이를 미리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해주는 ‘비주얼 쇼 디렉터 4D’를 개발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컴퓨터만을 이용해 온갖 색상의 불꽃을 만들어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고 불꽃의 높이와 색상을 바꾸거나 패턴을 바꿀 수 있도록 해주며 불꽃에 맞춰 음악도 추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인피너티 이외에도 파이로테크닉스매니지먼트도 유사한 소프트웨어인 ‘파이어원’을 개발했다.

 이 회사의 사장인 댄 바커는 현재 25%의 불꽃놀이가 컴퓨터에 의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비주얼쇼디렉터나 파이어원에는 시뮬레이션한 대로 폭죽이 터져야할 시간 등의 정보를 담은 스크립트 파일을 만들어내는 스크립트 작성기가 포함돼 있다. 스크립트는 발사 계기판으로 보내져 자동으로 특정한 폭죽을 발사시키고 불꽃 효과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인피너티는 비주얼쇼디렉터를 내년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춰 출시할 예정이다.

 나바로는 “비주얼쇼디렉터가 정기적으로 불꽃놀이를 하는 테마파크에 유용하다”며 “돈이 많이 드는 현장 리허설의 횟수를 줄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폭죽기술연합회의 전무인 줄리 헤크먼도 소프트웨어의 시연을 보고 ‘놀라운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소프트웨어의 문제점은 가격이 5000∼1만달러에 이를 정도로 비싸다는 것이다.

 파이로테크닉스의 바커도 “파이어원은 화면에서 본 것처럼 불꽃을 만들어주는 놀랄 만한 툴”이라며 “그러나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만한 고객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파이어원을 상용화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인피너티는 비주얼쇼디렉터를 일반 게임 가격에 맞춘 아마추어 버전으로도 내놓을 계획이다. 나바로는 “비주얼쇼디렉터가 불꽃놀이에 새로운 흐름을 가져올 것”이라며 “불꽃놀이를 접해볼 기회가 없었던 비주얼 아티스트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회사는 섣달 그믐날에 맞춰 불꽃놀이를 컴퓨터상에서 시연하는 이벤트도 준비중이다. 이 가상 불꽃놀이는 다양한 도시를 배경으로 골라 지상과 상공의 여러 각도에서 구경할 수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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