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피플>온라인 게임 전도사 ETRI 김현빈부장

 “우리나라가 온라인 게임 강국이라는 소리를 듣기 시작한 것은 근래의 일입니다. 그만큼 인프라 등이 갖춰질 여지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온라인 게임 기술의 전도사를 자처하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현빈 부장(43)이 바라보는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현주소다.

 그는 최근 온라인 3D게임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제작 환경과 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할 온라인 게임 엔진인 ‘드림 3D’ 베타버전을 선보이고 기술을 이전해가는 업체를 대상으로 소스코드와 문서까지 모두 공개하기로 결정해 주목받고 있다.

 “외국의 경우에도 소스코드는 공개하지만 충실한 문서를 제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엔진 소스코드와 완벽한 문서의 100% 공개는 국내 온라인 3D게임의 연구개발을 광범위하게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정부가 지원한 연구비로 개발된 기술은 업계를 통해서라도 국민에게 반드시 돌려줘야 한다는 평소의 신념이 그에게 이 같은 결심을 하도록 했다.

 내년 2월까지 총 80억원이 투자될 ‘드림 3D’는 게임 제작에 필요한 고품질 3D객체의 실시간 표현 기술을 비롯해 고품질 렌더링 엔진, 모션DB 기반의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 엔진, 2채널 기반의 3D사운드 엔진, 대규모 다중온라인 게임서버 엔진, 인아웃도어가 지원되고 인터페이스가 손쉬운 맵 에디터 등 게임엔진 제작에 필요한 핵심기술이 모두 망라돼 있다.

 “전에는 3D게임 제작능력을 보유한 대학이 서울대와 KAIST·포항공대 등 3곳에 불과했습니다. 최근 들어서야 모든 대학에서 너도 나도 제작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아직 조잡한 수준입니다. 연구원들의 노하우가 실질적으로 전수되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은 탓이지요.”

 이에 따라 김 부장은 게임개발자협회의 협력을 받아 대학 게임동아리 지원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엔진 교육의 기회를 여름·겨울 방학에 ‘캠프’ 같은 행사를 통해 현장의 기술자가 갖고 있는 노하우를 업계에 전수하는 만남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특히 전국 각 대학의 게임동아리에 일부 사업예산도 지원할 계획이다. 온라인 게임 전도사인 김 부장의 열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김 부장은 인력양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보통신교육원의 지원을 받아 엔진개발인력과 프로젝트 매니저(PM) 양성을 위해 6개월 단위로 매년 2차례씩 올해 하반기부터 게임 제작 실무교육에 나설 예정이다.

 또 대전의 가상현실 연구장비 상당부분을 게임개발업체나 디지털콘텐츠제작업체가 밀집해 있는 수도권으로 옮겨 실수요자가 이용하기 쉽도록 하는 장비지원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가상현실연구부 산하 게임기술지원센터를 통해 시행 중인 온라인 게임 테스트베드 지원사업이 본격화되자 업계의 호응이 생각외로 뜨겁습니다. 정보통신부·첨단게임산업협회 등의 지원이 계속 이어지는 등 현추세라면 우리나라가 온라인 게임 세계 강국으로의 위상을 굳히고 초석을 다지는 일이 결코 멀지 않을 것입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약력>

 △85년 중앙대 졸업 △96년 일본 오카야마대학 전산통계학 박사 △84∼98년 시스템공학연구소 재직 △2001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문위원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가상현실연구부장, 한국정보처리학회 및 디지털애니메이션연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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