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인의 날로 언제가 가장 적합한가.’
연초 전자산업진흥회가 올해 사업계획 중 하나로 내세운 전자인의 날 제정 논의가 전자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전자인의 날은 우리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전자인들의 축제. 따라서 모든 전자인이 공감할 수 있는 ‘의미있는 날’을 기념일로 잡기 위해 전자업계가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최근 전자산업진흥회가 나서 전자산업계를 대표하는 인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섯 가지 안이 제시됐다. ‘12월 28일’ ‘10월 8일’ ‘12월 1일’ ‘11월 15일’, 그리고 날짜를 확정하지 않는 ‘10월 몇째주’ 등이다.
‘12월 28일’을 제시한 전자인들은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골격이 지난 69년 12월 28일 제정된 전자공업진흥법에 힘입어 갖춰지기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나 기념행사 등을 고려할 때 연말연시는 피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주장도 있다.
‘10월 8일’은 전자업계의 가장 큰 전시회인 ‘한국전자전 2002’의 개막일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이 날은 전자전을 통해 기념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개막일이 매년 유동적이라는 점 때문에 날짜 자체가 갖는 의미가 약하다.
‘12월 1일’은 지난 81년 컬러TV가 처음으로 방영된 날. 컬러TV 보급이 우리 전자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는 점을 들어 이 날을 전자인의 날로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11월 15일’은 지난 59년 금성사가 진공관 라디오 ‘A-501’을 개발, 출시한 날이다.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한국전자산업의 태동 시점을 진공관 라디오 출시 시점으로 잡고 있는 원로 전자인이 적지않다.
그리고 날짜를 확정하지 않고 ‘10월 몇째주’ 형태로 기념일을 삼는 안도 나왔다. 장기적으로 볼 때 주말과 겹칠 가능성이 전혀 없어 기념행사를 원활하게 기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날짜가 명시되지 않아 ‘기념일’ 느낌이 적지 않겠냐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전자인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날짜별 장단점을 논의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전자인의 날이 언제로 확정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가 전자산업의 급속한 발전과 맞물려 빠른 성장을 구가했다는 점에서 ‘전자인의 날’을 정해야 한다는 데는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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