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유통시장에서 국산 고급형 세탁기 점유율이 급상승하면서 외산 브랜드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과거 유명 외산 브랜드에 내줬던 고급형 냉장고 시장을 각각 지펠과 디오스를 앞세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석권한 것처럼 현재 외산 브랜드의 점유 비중이 높은 고급형 세탁기 시장에서도 국산 브랜드의 약진이 시작된 것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아에게, GE, 밀레 등 고급형 세탁기 시장을 석권하고 있던 유명 외산 브랜드에 맞서 LG전자와 삼성전자 등의 국산 드럼세탁기 출시가 이어지면서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고급형 세탁기의 최대 수요처인 백화점 가전매장에서는 아직까지 외산 브랜드 점유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조만간 매출 비중 및 시장 점유율에서 국산 고급형 세탁기의 역전이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올들어 외산 대 국산 세탁기의 매출 비중이 비슷해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외산 대 국산 매출 비중이 6 대 4였지만 올해는 5 대 5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가전담당자는 “지난해 말부터 드럼세탁기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급격히 늘었고 LG전자의 ‘트롬’처럼 국산 고유 드럼세탁기 브랜드가 출시, 홍보되면서 국산제품 이미지가 전방위로 확산돼 국산 세탁기 점유 비중도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플라자도 지난해까지 30%대에 머물렀던 국산 세탁기의 비중이 올들어 50% 가까이 상승한 반면 60% 이상을 점유하던 외산 세탁기의 비중은 최근 50% 초반으로 떨어졌다. 이와 관련, 삼성플라자는 지난해 말부터 외산 세탁기 및 냉장고의 브랜드 정리를 단행, 밀레 등 메이저급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매장에서 철수시킨 상태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국산세탁기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에 비해 소폭 상승했으나 국산 드럼세탁기의 인기가 날고 급상승하고 있어 하반기 혼수시즌이 시작되면 매출 비중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가전담당자는 “드럼세탁기의 인기는 혼수시장에서 나타난다. 신세대부부들이 세탁기를 선택할 때 주저없이 드럼세탁기를 찾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며 “LG전자, 삼성전자 등 국내 유명 가전메이커가 대용량에 가격까지 인하한 제품을 출시하면 국산 세탁기의 시장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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