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정보기술(IT)산업의 발전으로 자본재 수입 가운데 기계류의 비중은 낮아진 반면 전자·전기제품의 비중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이 독일을 밀어내고 일본과 미국에 이어 제3의 자본재 도입선으로 급부상하고 아세안(ASEAN)으로부터의 수입도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96년 이후 자본재 수입 동향을 분석한 결과 과거 10년간 총수입에서 자본재 비중이 ‘38±2%’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나타났으며, 설비투자가 1% 증가할 때의 자본재 수입증가율이 외환위기 전에 1.33%에서 후에는 1.04%로 둔화됐다.
이는 정부의 부품·소재 육성정책에 따라 국내 자본재산업의 경쟁력 향상으로 수입대체가 광범위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 설비투자가 급격히 증가하더라도 자본재 수입은 과거에 비해 크게 늘지 않는 구조가 됐다. 품목별로는 기계류의 경우 96년 자본재 수입에서 54% 비중을 보이던 것이 2001년에는 32%로 축소된 반면 유무선통신기기와 정보기기 등 전자·전기제품의 경우 IT산업의 발전으로 46%에서 68%로 확대됐다.
자본재 수입선은 96년에 일본(33.6%), 미국(30.3%), 독일(8.3%), 싱가포르(2.6%), 대만(2.6%) 등이 1∼5위를 차지했지만 2001년에는 일본(29.1%), 미국(24.5%), 중국(7.5%), 대만(6.4%), 독일(5.2%) 등으로 변화했다.
중국의 경우 96년에 1.7% 비중으로 영국(2.2%), 이탈리아(2.0%), 프랑스(1.7%) 등에 이어 9위였지만 불과 5년 만에 3위로 올라섰다. 또 2001년 6∼9위도 말레이시아(4.1%), 싱가포르(4.3%), 필리핀(2.7%), 프랑스(2.1%) 등으로 순위변동을 나타내 동남아국가로부터의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이 때문에 지역별로 보면 유럽연합은 96년 18.9%에서 2001년 13.9%로 축소된 반면 아세안은 5.2%에서 12.9%로 비중이 2배 이상 확대됐다.
특히 품목별 수입선은 전자·전기제품의 경우 일본(31.9→25.8%), 미국(32.5→24.4%), 유럽연합(11.1→8.9%) 등의 비중이 낮아지고 중국(4.0→11.0%), 아세안(10.2→17.5%) 등은 96년보다 훨씬 높아졌다.
이는 유무선통신기기·정보기기 등 첨단 자본재를 우리나라에 공급하는 국가가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 점차 동남아 지역 국가로 옮겨지는 등 자본재 수입선의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산자부는 분석했다.
산자부는 “이번 분석을 보면 중국과 아세안 지역에 대한 다국적기업의 투자에 따라 이들 지역으로부터의 자본재 수입이 크게 늘고 있다”며 “따라서 앞으로는 중국과 아세안 지역과의 산업협력이 더욱 강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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