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증시 제갈길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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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11 사태 이후 약 3개월 동안 증시 동조화는 전세계적인 현상이었다. 하지만 올 연초부터 4월 중순까지 한국시장은 해외시장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내수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경제 성장 기반에 더해 외환위기 이후 금융 및 기업부문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것에 대한 평가가 양호했기 때문이다.

 세계 증시 속에서 한국 증시는 적어도 동일한 방향성 속에 차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즉 해외시장이 소폭 상승할 때 한국 시장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모습 속에 차별화가 이루어지는 것이지 해외 시장이 내내 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한국 시장만 상승세를 지속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1월부터 지난 4월 중순까지 외국인은 순매도 기조를 유지했지만 개인과 기관은 매수세를 지속하는 수급상의 특징이 차별화로 나타났다.

 이달들어 차별화는 한국의 증시 여건을 고려할 때 코스피 700대에서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즉 올해에 이어 2003년까지 경기가 확장되고 기업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하에서 700대에서 저가매수 전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해외시장, 특히 나스닥 시장은 예상 기업 수익에 비해서도 주가가 고평가되어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나스닥지수의 등락이 IT경기를 반영한 것이라면 우리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단순히 미국 기업의 밸류에이션(주가의 고평가) 문제에 국한된 것이라면 그 영향의 정도는 크지 않을 것이다. 최근 차별화는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향후 주가의 상승세 반전은 펀더멘털(특히 IT경기)을 반영하는 해외 시장의 움직임에 좌우될 것으로 보이지만 펀더멘털 이외 요인에 의한 해외 시장의 움직임에는 우리 시장이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전망이다. 즉 중장기적인 주가의 방향성은 동조화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지만 일단 주가의 방향성이 결정되면 단절적으로 차별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