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가전산업은 지난해의 부진을 씻고 상반기 고도 성장세의 여세를 몰아 사상최고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지난해 9·11테러에 따른 내수·수출 동반불황을 동반호황으로 역전시킬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
전자산업진흥회와 업계의 전망에 따르면 올 내수시장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12∼13%, 수출은 상반기를 훨씬 웃도는 2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시장의 경우 올 들어 삼성·LG·대우전자 등 주도적 가전기업을 중심으로 디지털TV·인터넷냉장고·세탁기 등 신제품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소비자의 구매의욕을 자극했다. 그리고 이 같은 성장세는 하반기에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특히 2분기의 디지털TV 판매성장률은 17.9%, 16.0%, 26.8%로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한 가운데 그 여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예년의 경우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내수에서 우위를 보여온 데다 아시안게임이란 호재가 여전히 남아 있어 주요 가전업체들은 지난해와 다른 호황세가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전업계의 마케팅과 고객 유인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활발히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디지털TV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홈시어터 시장의 확대, 새로 등장한 캠코더 및 디지털카메라 중심의 소형가전시장 형성 등이 호재로 지목된다. 다양한 유통 루트를 통한 고객 끌어들이기도 내수시장 진작과 호조세 연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 테러사태 여파로 최악의 불황을 겪었던 가전 수출은 올들어 2000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96억달러대에 이르렀던 가전 수출은 하반기 중 상반기의 10%를 웃도는 20%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110억달러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통적인 전략수출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디지털TV를 중심으로 시장이 살아나고 있어 가전업계의 하반기는 별무리없는 대풍을 예약했다는 분위기다.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수출로 벌어들이는 삼성과 LG전자도 올 가전분야 경영에서 지난해의 분위기를 전환하는 호황을 예상하고 있다.
산자부의 추정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동기대비 10.5%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지난해 전체 가전수출이 전년대비 8.3% 감소한 것에 비하면 대단한 신장폭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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