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삼영 한국전산원장
지난 6월 UN 사무국은 미국 행정학회(ASPA)와 공동으로 190여개 UN 회원국을 대상으로 전자정부 구현 수준을 평가한 결과 우리 나라가 전자정부 선도국가 군에 속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과는 그동안 우리 정부가 대국민, 기업서비스 향상 및 행정 효율성과 직결된 11대 국가 핵심과제를 선정, 중점 관리하는 등 전자정부 구현을 위해 다양한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 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자정부를 통해 정부와 공공기관 행정업무 처리가 효율화되고 기업 및 대국민 서비스 수준도 높아지게 되므로 전문가들은 전자정부 구현을 차기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대표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과제로 꼽고 있다.
전자조달의 경우를 예로 들더라도 금년도에는 20개 공기업의 공사·용역·물품 등 전자조달 계획규모가 3조3645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66% 증가한 수준이다. 총 조달액 중 전자조달이 차지하는 비중도 22.8%로 다른 민간 경제 활동보다 전자거래 비중이 높다.
이 결과는 국가정보화를 위해 정부 역할이 여전히 크게 요구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일부에선 정보화를 미국처럼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보통신 인프라 및 전자정부 등의 정보화분야에서 다른 선진국에 비해 우리 나라가 상당히 앞서가는 이유에는 정부의 강력한 IT정책 추진이라는 역할이 존재한다.
전자정부는 정부와 공공부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국가산업 전체의 정보화를 이루기 위한 선행 단계적 성격을 갖는다.
가트너그룹 밥 헤이월드 아태지역 부회장은 이미 “향후 전자정부는 정부와 기업, 민간의 모든 활동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인프라를 구축, 이를 통해 기업과 정부가 협력하는 모델이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이런 유기적 관계정립에서 민간의 기술발전 속도와 정부의 제도변화 속도에서 오는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인 것만큼 한국의 ICT는 유감없이 발휘됐다. 이제는 전자정부·기업정보화로 세계를 놀라게 해줄 때다. 정부와 국내 기업의 노력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ssy@n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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