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의 급속한 보급으로 학생들이 기숙사 등에 설치된 교내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바람에 그렇지 않아도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미 대학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을 통해 이같은 손실을 메우게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증폭되고 있다. UC롱비치의 토니 베론 대변인은 “교내전화 이용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줄어들게 되면 이에 따른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통신당국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미 전국적으로 18∼24세 청년층의 61%가 휴대폰을 갖고 있으며 미국인의 3∼5%가 유선전화를 포기하고 휴대폰만 사용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립대학 전화요금 수금업체인 교육통신컨소시엄의 셰리 매닝 이사 겸 CEO는 “몇년 전만 해도 대학들이 교내전화를 통해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며 “대학 당국은 통화 도매업체처럼 시내전화사업자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이 서비스 이용요금에 일정 수수료를 얹어 수입을 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무선 전화사업자들이 젊은층을 표적으로 대대적인 광고전을 펴면서 학생들은 값싼 전화 카드나 휴대폰으로 장거리전화 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이동통신업계 단체인 이동통신 및 인터넷협회의 트래비스 라슨 대변인은 “학생들은 재학 4년 동안 여러 사람과 같이 살면서 이사도 여러 차례 하는 바람에 휴대폰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월말이 되면 전화요금을 나눠 내던 예전의 악몽은 이제 사라졌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대학은 시내전화사업자를 통해 전화서비스 제공계약을 맺고 있지만 UC데이비스 등 일부 대학은 자체 전화교환기를 운영중이다. 어느 경우든 대학생들이 이 전화사용을 회피하기 때문에 결국 손실을 보게 된다. UC샌타바버라는 교내 전화사용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지난 2년간 50만달러를, 시카고주립대학도 지난해 40만달러의 손실을 냈다. 로드아일랜드대학의 연간 교내전화 사용요금 합계도 5년 전 80만달러에서 10만달러로 격감했다.
자체 전화교환기를 통해 장거리전화 통화에 분당 10센트를 받는 UC샌타바버라 폴 발렌수엘라 통신서비스 담당 부이사는 “정말 심각한 문제가 됐다”면서 “특히 최근 몇년간 입학한 신입생들은 휴대폰은 물론 e메일, 인스턴트메신저 등을 많이 쓰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의 아메리칸대학, 남부미시시피대학 등 일부 대학은 이에 따라 아예 유선전화를 없애고 학생들이 휴대폰이나 개인휴대단말기(PDA)를 사용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나섰다. 와이오밍대학 등은 학생들을 위해 자체 전화카드를 개발하기도 했다. UC데이비스도 이동통신 및 장거리전화사업자들과 경쟁하기 위해 자체 유선 교내전화 요금을 인하하기도 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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