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동구권 국가가 인도를 대신할 소프트웨어 용역 서비스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EE타임스는 러시아의 방대한 프로그래머 인력풀과 저렴한 노동력에 매료된 구미의 IT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러시아와 동구권 국가의 인력을 전문적으로 주선해주는 PWI와 같은 회사가 성업중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경우 현재 프로그래머의 평균 봉급은 모스코바 지역이 월 700∼800달러선이며 지방의 경우는 500∼600달러에 불과하다. 루마니아 같은 경우는 근로자 평균 임금이 월 200달러가 약간 넘는 선이어서 더욱 싼 임금을 주고도 프로그래머를 고용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는 수학자, 과학자, 엔지니어 등의 기술자가 일본, 미국 등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질 좋은 인력을 마음대로 골라 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PWI의 회장겸 CEO인 그레고리 살바토는 “러시아는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비교우위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가트너의 연구담당 이사인 이언 매리오트도 “러시아는 해외 소프트웨어 용역 서비스 시장에서 인도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평했다.
중개 회사를 거치지 않고 러시아와 동구의 인력을 직접 활용하는 기업도 많아졌다. 보잉, 모토로라, 마이크로소프트,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과 같은 다국적 기업은 러시아와 동구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고용하는 선을 넘어 이 지역에 독자적인 개발센터까지 설립했다.
다국적 기업뿐 아니라 루마니아의 인력을 활용하는 임베디드 ASIC 코어업체 이직(Easic)과 같은 중소기업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동구의 소프트웨어 용역 사업의 전망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우선 소프트웨어 용역의 경우 가격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러시아의 인건비가 인도나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애버딘그룹의 연구담당 이사인 스티븐 레인은 “IT 해외 아웃소싱은 가격만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 러시아는 불리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프트웨어 해외 용역 증가로 일자리를 잃게 될 미국내 프로그래머들의 조직적인 반발도 예상된다.
지난 98년 설립돼 1300명의 회원을 갖춘 프로그래머조합(Programmers Guild)의 창립자인 존 마이아노는 “미국은 더 이상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의 리더가 될 수 없을 것”이라며 “해외 아웃소싱이 미국 노동자들의 시간당 임금을 낮추고 심지어는 일자리까지 빼앗아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그는 “법률을 공부하기로 결심했다”며 “이 나라에서 미래가 있는 직업은 변호사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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