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마이크론 `실적악화` 월드컴 `회계조작 의혹`-반도체 ·통신서비스 위기감 확삼

반도체와 통신서비스 업종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실적 악화와 월드컴의 회계 조작이라는 미국발 직격탄을 맞았다. 반도체와 통신서비스는 시가 총액면에서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또 반도체장비나 통신장비와 같은 관련주에 미치는 영향력도 막대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내 증시의 양대축, 반도체와 통신서비스에 부담이 되는 미국발 악재와 향후 방향에 대해 점검해 본다. 편집자

 ◇마이크론 실적 악화로 단기 파장 불가피=마이크론의 5월말 분기(3∼5월) 실적은 흑자 전환에 실패하며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마이크론은 3분기에 24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주가도 실적 발표후 시간외 거래에서 10% 가량 하락했다. 이런 마이크론의 실적부진은 국내 반도체 주가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경우 마이크론이 2월말 분기실적에서 적자를 기록할 때도 매우 높은 수익성을 기록한 바 있어 마이크론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D램사업부는 2분기(4∼6월)에도 흑자를 유지할 것이란 기대가 여전하다.

 다만 마이크론의 재고 증가, 출하량 감소, 판매가하락 등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도 지난 1분기에 비해서는 위축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마이크론의 실적은 마이크론이 전세계 D램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D램 업종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마이크론의 실적 부진과 재고 증가는 현재 반도체 업황을 설명하는 요인으로 작용,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세계 주요 D램업체들의 주가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예상이다.

 관심을 모으는 하반기 반도체 경기회복 전망도 후퇴하고 있다. 당초 3분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점쳐졌던 회복 시기에 대해 4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들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 삼성전자의 시장 지위 확대와 상대적 안정성은 높고 하반기안에 반도체 경기가 회복된다는 기조에는 여전히 많은 전문가들이 공감하고 있다.

 ◇월드컴의 회계 부정 의혹에 따른 국내 통신주에 대한 영향=미국 최대 통신업체 중 하나인 월드컴이 회계부정처리 의혹을 받으며 25일(현지시각) 시간외 거래에서만 57.8%나 폭락하며 국내 통신주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내 및 전세계 장거리전화서비스 전문업체인 월드컴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 배경과 세계 통신시장 빅5 업체라는 비중 때문에 전세계 통신업종 투자 환경의 가늠자 역할을 해왔다.

 올들어 미국 증시에선 광케이블 부문의 글로벌크로싱, 이동통신부문의 스프린트에 이어 월드컴까지 실적악화 또는 부실회계 등의 도마위에 오르면서 주요 통신주들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

 이같은 미국발 ‘통신주 괴담’은 곧바로 국내 주요 통신주의 주가 약세로 나타나고 있으며, 국내 증시의 대표적 지수방어주인 통신주들이 줄줄이 내리막길을 걷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6일 국내 대표적인 통신주인 SK텔레콤, KT는 각각 4.12%, 6.59%의 하락세를 보이며 주가가 큰 폭 떨어졌다. 특히 KT는 연중 최고의 하락률을 보이며 정부 지분매각 이후 최대의 시련을 겪었다. 코스닥시장의 KTF, LG텔레콤, 하나로통신도 모두 5∼8%의 하락률을 보이며 하락장세를 부추겼다.

 하지만 국내 통신주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특히 내실보다는 전세계적인 시장 진출과 과다한 투자로만 사업을 집행해온 미국 통신업체들과 탄탄한 국내수요를 바탕으로 시장 안정성과 수익성을 올려가고 있는 국내 통신업체와는 분명히 차별성을 갖기 때문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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