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벤처 요구 수용 창구 필요

 ◆벤처기업협회 오형근 전무 

 성장기에 돌입한 벤처기업들이 업종·규모·업력 등에 따라 천차만별의 모습을 하고 있다. 몇몇 벤처기업은 이미 중견기업의 면모를 갖춘 반면 아직 인큐베이팅이 필요할 만큼 여린 모습을 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모습이 다른 만큼 이들의 요구도 다양하다. 이들은 자금·인력·기술·마케팅·시장정보 등 기업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요구를 표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기업간 교류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원하고 있다. 이를테면 자사의 기술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기업이나 기관의 교류,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필요한 마케팅 파트너와의 결연 등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들의 요구를 능동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창구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벤처기업들이 이미 우리 산업의 중심축으로 성장한 것은 몇 가지 지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들은 지난해 국내총생산 대비 약 10%의 매출을 올렸고, 총수출고의 4%대인 48억달러 어치를 수출해 이를 방증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요구를 적절히 수용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된다면 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더욱 큰 몫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많은 벤처 관련 단체와 산업별·지역별 협의체 등이 탄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들은 1만여 벤처기업이 갖고 있는 고뇌를 함께 풀고자 뭉친 셈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단체들이 내부적으로는 재정 및 인력 부족 등으로, 외부적으로는 수익사업의 한계와 회원사들의 무관심 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테면 벤처기업간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사업이나 이미지 제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창구가 요구되고 있다. 벤처기업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시각을 해소해 주는 대변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창구도 필요하고, 투명한 기업경영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 체계적인 사후관리를 추진할 수 있는 기능도 활성화돼야 할 것이다. 또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보급할 창구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즉 최근에 조성된 벤처기업에 대한 사회적·경제적 상황을 변화시키고 위상을 제고시키며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창구가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최근 벤처기업협회는 ‘벤처윤리위원회’를 구축해 기업윤리경영 확산을 위한 다각적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새로운 경영환경에 맞는 투명한 경영기업의 요구를 해소해 주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벤처기업의 사후관리를 공정하게 추진해 좀더 내실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도 같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더불어 한민족글로벌벤처네트워크(INKE)를 활용해 벤처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도모하는 한편 지방화사업을 확대하려는 것도 이들의 요구해소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성장기로 돌입한 우리 벤처기업들은 이 같은 사업과 더불어 한 단계 도약하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벤처기업은 고위험·첨단기술·지식집약 등으로 요약되는 산업군이다. 여기에 세계시장을 무대로 생존해야 하는 생태적 특성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기존의 산업군보다 기술에 대한 요구가 더욱 강하고, 시장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벤처기업협회를 비롯한 많은 단체들이 이들의 현실적인 요구를 수용하면서 한편으로 시장주도형 벤처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긴요한 매개체 역할을 담당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제 이러한 노력이 사회적 차원에서 검토돼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 벤처기업들이 세계적인 스타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도록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 이는 우리 벤처산업의 도약과 함께 국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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