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피해 방지에 IT기술 활용.

 “집중 호후로 인명피해가 예상되오니 이 지역 주민들은 서둘러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을 주민이 모두 잠든 새벽 3시, 갑작스런 집중 호후로 인명 피해가 예상되는 어느 시골 마을 동사무소에서는 TV가 자동으로 켜지며 재해방송이 흘러나온다. 인근 지역 상습침수지역 주민들에게도 전용 통신회선을 통해 음성경보가 보내진다.

 같은 시간, 피서객이 많이 모인 산간·계곡의 주요 야영지에도 대피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린다. 대규모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가 지정관리하는 경계구역 주민들에게는 재해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리는 문자정보가 제공된다.

 오는 6월 하순께 제주도와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전국이 장마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호우로 인한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TV 재해경보방송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IT기술을 활용키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TV재해경보방송시스템. 방송국이 재해방송을 시작하면 TV가 자동으로 켜지며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홍수 피해가 예상되는 전국 읍·면·동사무소와 재해대책 유관기관 등에 이미 4000대 가량의 별도 수신장치가 설치됐다. 올 장마기간의 시범 운영 결과에 따라 앞으로는 해당 수신장치를 내장한 TV를 별도로 제작해 보급한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산간·계곡에 폭우 발생시 자동으로 사이렌을 울리는 자동우량경보시설도 전국 72개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확대, 설치된다. 또 상습침수지역 주민들에게 유사시 자동전화로 위험이나 대피를 알리는 자동음성통보시스템도 전국 시·군·구로 확대되고 통보 대상 데이터베이스도 25만명에서 총 60만명으로 늘어난다. 특히 행정자치부는 대규모 인명피해 예방을 위해 지정관리하는 경계구역에 재해상황을 실시간 제공하는 문자정보시스템도 갖출 계획이다.

 한편 중앙재해대책본부장인 이근식 행자부장관은 이달 15일부터 오는 10월 15일까지를 여름철 재해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유관부처와 16개 시도·232개 시군구가 일제히 비상근무체제에 돌입, 범정부적인 재해대응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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