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등장이래 정보는 줄곧 물질 속에 갇혀 있었다. 나무로 만든 종이 속에 지식이 갇혀 있었으며, 정보는 물질을 매개로 거래됐다. 그런데 정보사회가 도래하면서 정보는 물질로부터 해방됐다.
물질의 중력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정보를 거래할 수 있게 됐다. 물질의 경제와는 전혀 다른 정보의 경제가 도래했다.
그러나 정보의 경제는 곧장 문제점을 노출하기 시작했다. 정보는 복제가 가능해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소비할 수 있다. 더구나 정보는 네트워크를 타고 순식간에 이동된다. 무한히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재화는 시장이라는 광장에서 거래되기에는 부적절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보재화는 네트워크상의 계약을 통해 거래되곤 했다. 정보재화의 가치는 불안정하다. 증권시장의 뜬소문과 마찬가지로 정보재화의 가치는 안정적이지 못하다. 정보재화의 가치는 거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정보재화에 기초를 둔 지식경제는 정보재화만큼이나 불안정한 시스템이다. 지식경제에 관한 거품 논쟁은 끊이지 않는다.
제3공간은 정보에 물질적 특성을 부과하며, 물질에 정보적 특성을 심는다. 제3공간에서 정보는 무거워지고, 물질은 가벼워진다. 물질로부터 해방됐던 정보가 다시 물질 속으로 들어간다. 분리됐던 물질과 정보가 재결합된다. 이렇게 지능을 부여받은 물질들로 구성된 공간은 그 자체가 상품이자 서비스다. 도로 공간은 자동차를 안내하고, 빌딩 공간은 방범 기능과 안내 기능을 자동으로 제공하며, 캠퍼스 공간은 그 자체가 이미 강의실과 연구실의 기능을 제공한다. 이렇게 공간 자체가 가치를 지닐 때 공간재화라고 한다.
공간재화는 제3공간이 제공하는 핵심적인 상품이자 서비스다. 공간재화에 내재된 가치는 정보재화의 그것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다. 정원을 복제할 수 없듯이 공간재화는 복제하기 어렵다. 공간재화는 어디에서나 접근할 수 있지만 공간재화 자체는 물질재화보다도 더 고정적이라는 특성을 지닌다. 공간재화는 정보재화는 물론이고 물질재화에 비해서도 훨씬 안정적인 가치를 지닌다. 정보재화에 기초한 위태로운 지식경제와는 달리 공간재화에 기초한 제3공간의 유비쿼터스 경제(uEconomy)는 안정적인 가치의 토대를 지닐 것이다. 아무리 정보사회가 도래할지라도 가장 안정적인 재산이 땅이었듯이 제3공간의 시대에 있어서 가장 안정적인 부의 원천은 바로 공간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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