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부터는 거래 수수료만으로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래를 시작한 지 1년 2개월 동안 고생한 보람이죠.”
박상철 한국전자석유거래소 사장(47)은 6월에만 약 250억원의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하반기 이후에는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마켓 업계가 수익성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어난 일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사업 초기만 해도 수억원 수준에 그쳤던 것이 지난해 말에는 약 100억원, 올 3월에는 150억원을 넘어서, 5월에는 200억원에 육박했다고 한다. 석유 시장이 비수기에 돌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수치라고 그는 강조했다.
“결국 사용자들의 필요성이 시장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필요성을 정확히 간파하고 사용자들을 위한 각종 부가 서비스를 준비했던 것이 유효했던 것이죠.” 한국전자석유거래소의 특징은 주요 수요처인 주유소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해왔다는 점이다. 단순히 사이트를 통해 거래해줄 것을 부탁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살 것인지, 말 것인지, 언제 사야 할 것인지’를 정확히 조언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는 것이다.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박 사장의 경력 덕분이다. 그는 지난 81년부터 2000년 8월까지 한국석유공사에서 비서실장, e비즈니스 사업단장을 역임한 바 있는 석유 업계의 전문가다. 특히 96년부터 99년까지 정부와 한국석유공사에서 추진했던 석유정보망사업을 프로젝트 수립에서부터 콘텐츠 발굴, 서비스체제 구축 및 정보서비스까지 총괄 운영한 경험을 갖고 있어 오프라인 업계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사업초기부터 다른 e마켓과는 달리 자체적으로 석유 현물시장 가격정보와 환율·국제 에너지가격 변수들을 고려해 국내 석유 현물시장을 지수화한 OPI(Oilpex Price Index)를 사이트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물론 국내뿐만 아니라 지난 2월 말부터 세계적인 통신사인 블룸버그사에 국내 현물시장의 가격지수인 OPI 및 석유시장 정보를 제공 중이다.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전자석유거래소는 사업초기부터 커뮤니티 강화를 통해 주유소 등 거래처와의 관계 설정에 관심을 기울여왔습니다. 단순히 거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석유 사업에 없어서는 안될 하나의 매개체로 만들기 위해서죠.”
박 사장은 올해부터는 해외시장으로의 진출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미 싱가포르의 한 e마켓과 허브사이트 구축에 대해 논의중이다. 동북아 시장의 석유 전자상거래 선도자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차근 차근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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