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아젠다 u코리아 비전>제3부(1)바뀌는 정보통신 산업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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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표현하는 가장 대표적인 키워드를 꼽는다면 그것은 블러(blur)와 접속(connection)일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성(gender), 과학기술, 상품, 공간, 원자와 비트들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모습을 도처에서 보고 있다. IT, BT, NT의 결합처럼 이론과 기술에서부터 이른바 경계가 불분명한 블러의 세계로 가고 있는 것이다.

 21세기는 또한 접속으로부터 모든 가치가 창출되는 시대다.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물, 기계와 기계, 상품과 상품, 네트워크와 네트워크, 조직과 조직 등 무엇이든지 서로 접속하고, 어떤 정보나 행위든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을 때만이 가치가 창출된다.

 블러화와 접속화의 특성을 합한 것이 유비쿼터스화다. 유비쿼터스는 전자공간과 물리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져 하나로 결합되고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 받음으로써 인간을 끊임없이 괴롭혀 왔던 합리성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세계다. 컴퓨팅(Computing),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접속(Connectivity), 콘텐츠(Contents), 조용함(Calm) 등 5C의 5Any화(Anytime, Anywhere, Anynetwork, Anydevice, Anyservice)를 지향하는 유비쿼터스 세상이 불러올 파급효과의 범위는 상상을 불허한다.

 유비쿼터스화가 진전되면 더 많은 산업이 등장해 지금의 산업지도를 크게 바꾸어 놓을 것이다. 이는 새로운 가치창조의 기회를 의미한다. IT산업은 기존의 영역에서 모든 산업영역으로 그 경계를 확장해 나갈 것이다. 인터넷기반의 무수히 많은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정보통신 산업지도를 제작하는 일은 이미 의미 없는 작업이 돼버렸다. 유비쿼터스 혁명이 진행되면 정보통신 산업지도는 더

욱 옛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위치측정시스템(GPS)과 무선통신, 지리정보시스템(GIS), 웹서비스 그리고 모든 부품에 컴퓨터 칩과 같은 센서가 심어지고 이것이 차량용 네트워크 시스템(CAN:Controller Area Network)으로 연결된 것이 미래 자동차의 모습이다. 따라서 우리는 자동차의 시동을 켜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처럼 ‘자동차를 부팅(booting)한다’고 해야할 것이다. 기껏해야 차량에 설치하는 이동통신시스템이 고작이었던 과거와 비교하면 미래의 자동차는 정보통신 산업지도가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정보통신 산업지도는 모든 산업에 편재된 형태의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다.

 새로운 정보통신 산업지도를 상상하려면 IT산업의 변화의 본질부터 이해해야 한다. 첫번째 변화의 본질은 신선한 정보의 유통이다. 지금까지 네트워크를 통해 수, 발신되고 공유되던 정보들은 그 형태가 어떻든간에 이미 편집된 정보다. 시장이나 건설현장 등에서 문제해결 능력과 의사결정의 정확성을 높이고 새 지식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신선한 정보의 유통이 필요하다.

 두번째 변화의 본질은 유비쿼터스 환경과 함께 각종 유무선 네트워크, 핸드헬드어플라이언스, 임베디드 시스템과 리얼타임소프트웨어,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 등이 매우 다양해지고 특정 용도 및 기능을 중심으로 특화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각종 스마트 센서와 칩, 라벨 등의 기술발달에 힘입어 상태감시와 추적의 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변화다. 이는 정보와 지식을 증폭시키는 서비스의 도래를 의미한다.

 이러한 유비쿼터스 환경과 산업 변화는 전혀 새로운 모습의 산업지도를 그려 나갈 것이다. 당장, 물리공간에 존재하는 사람, 사물, 장소들의 연결 체계를 웹상에 그대로 옮겨놓고 웹현실화장치(web presence device) 등을 통해 현실과 ‘현실 월드와이드웹’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통제하는 차세대 웹서비스 산업을 꼽을 수 있다.

 위치 및 속성정보를 수, 발신하는 칩을 설계하고 이를 식재함으로써 모든 사물과 상품을 지능화시키는 스마크 칩 산업은 주문형 반도체 수준을 뛰어넘어 도·소매업이나 위험물질의 관리 등으로까지 확대된다. 사물과 환경의 변화를 실시간 감지, 추적하는 특정 용도의 센서산업과 특정사물(상품, 동식물, 기계)이나 공간을 연결하는 센서 네트워크 구축산업도 방범 및 안전관리, 의료, 국방, 경찰 등의 분야에서 수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창조할 것이다.

 또 광역계측 산업은 모든 사물, 상품, 동식물, 기계에 센서와 칩이 심어지고 이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감시, 추적할 수 있게 됨으로써 광역적인 도시시설관리, 교통관리, 폐기물 및 쓰레기관리, 국토관리 등을 실시간으로 구현하는 새로운 산업 분야로 부상할 것이다. 실제로 일본 노무라연구소는 광역계측 부문의 새로운 IT산업에서만 40조원 이상의 내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1세기 마케팅산업은 소비자의 신상이나 소득, 직업과 같은 죽어 있는 정보가 아니라 상황인식을 통해 실시간으로 획득된 신선한 정보를 토대로 한 마케팅산업이 각광을 받을 것이다. 예를 들어,소비자 A가 길을 걷거나 전철을 타고 이동할 경우 휴대단말기에 실시간으로 주변 레스토랑의 메뉴, 쇼핑센터의 세일 여부와 상품 목록, 위치 정보 등을 제공하고 추가 정보도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마케팅산업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와 바이오칩, 센서, 에이전트 시스템 등을 이용해 건강관리, 미용, 쇼핑, 취미, 안전, 교육, 간호, 비만관리 등을 서비스함으로써 개인의 특성과 요구를 최대로 실현해 줄 수 있는 최적고객지향적 사업모델(ubiquitous concierge services)이 새로운 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다.

 따라서 미래 정보통신 산업지도는 유비쿼터스 산업지도로 바뀔 것이다. 전자공간과 물리공간이 고도로 연계된 제3공간에서 유비쿼터스 산업은 기존의 정보통신 산업을 능가하는 국부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물이 연결되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에서의 가치는 사용자수인 사람만의 제곱이 아니라 사물의 제곱까지도 포함해야 한다. 그만큼 유비쿼터스 산업의 가치창출력은 무궁무진하다.

  <공동집필>

 하원규 ETRI 정보화기술연구소 IT정보센터장 wgha@etri.re.kr

 김동환 중앙대 공공정책학부 교수 sddhkim@cau.ac.kr

 최남희 국립청주과학대 행정전산학과 교수 drnhchoi@cjnc.ac.kr

 

◆유비쿼터스 서비스의 5대 계층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 한 유비쿼터스 서비스는 전통적인 정보통신 서비스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전통적인 정보 서비스들은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검색해 제공하는 포털 서비스가 주류를 이룬다. 물론 VOD나 전자민원, 원격교육과 같이 양방향성이 강하기도 하며 사회경제적 시스템의 기능에 근접한 서비스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 서비스는 이미 편집된 정보(문자, 음악, 동영상 등)를 주고 받는 수준으로 개인의 욕구에 최적화된 서비스가 아니다.

 반면 유비쿼터스 서비스는 정보 그 자체만의 서비스가 아니다. 상황에 따라 필요한 행위까지도 사물이나 컴퓨터가 지능적으로 수행하고 사용자 욕구에 가장 근접한 신선한 정보 제공에 초점을 두는 콘세르제(concierge)형 서비스가 주류를 이룬다.

 유비쿼터스 서비스는 사물이나 시스템의 지능화 수준에 따라 계층별로 ‘u-커뮤니케이션 서비스’ ‘u-정보제공 서비스’ ‘u-상황고지 서비스’ ‘u-행위제안 서비스’ ‘u-지능형 서비스’ 등 다섯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u-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광대역망, 모바일 네트워크, 초고속무선랜, IPv6 등을 결합한 유비퀴터스 네트워크를 단순히 전송로로 활용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전철에서 출근하다가 집에 있는 사람과 통화하는 것이 해당된다.

 u-정보제공 서비스는 사용자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실시간으로 원하는 정보를 검색, 추적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집에 있는 화장실 문에 심어져 있는 센서나 카메라를 통해 노모의 건강상태에 관한 정보를 사용자의 PDA로 제공받는 것이 이 서비스에 해당한다. u-상황고지 서비스는 사용자가 지시한 내용에 따라 센서나 태그 등이 상황을 스스로 파악해 원하는 정보를 알아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u-행위제안 서비스는 앞의 서비스 단계에서 사용자의 요구를 추측해 필요한 행위정보나 조치를 미리 사용자에게 제안하는 서비스 단계다. 집에 있는 노모의 건강상태에 이상이 있으니 즉시 집에 가보라고 한다거나 투약 시간에 노모가 약을 먹지 않았으니까 약을 먹도록 하라는 등의 필요한 행위를 제안해 주는 서비스가 여기에 해당된다.

 u-지능형 서비스는 완전히 자동화된 스마트한 서비스로서 문제 상황을 지능적으로 파악하고 여기에 필요한 행위를 스스로 수행하는 서비스다. 이 단계에서는 노모의 건강상태에 이상이 있을 경우 사람이 없어도 센서나 홈로봇이 119를 부르거나 주치의에게 연락해 원격진료를 받고 구급약을 투약하는 것 등이 가능해진다.

 결국, 미래의 정보통신산업은 이같은 5계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각종 유비쿼터스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계층적으로 연계하거나 수평적으로 연관하기 위한 서비스와 관련 기기 및 콘텐츠 개발 산업의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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