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e뱅킹 수익화 박차

 우리은행(옛 한빛은행) e비즈니스센터는 인터넷뱅킹 서비스 부문에서만 올해 200억∼250억원의 순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개인·기업 고객 대상의 각종 서비스를 발굴함으로써 다양한 수수료 수입을 얻겠다는 뜻이다. 연말까지 e비즈니스센터 정규직원을 60명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으로 예상대로 된다면 1인당 3억원이 넘는 생산성이다. 여기에다 업무의 온라인화에 따른 무형의 비용절감 효과까지 더하면 e비즈니스센터는 우리은행에서 가장 생산적인 부서라는 평가도 가능해진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은 지금까지 대고객 서비스 차원에 머물던 인터넷뱅킹 사업을 수익화하는 쪽으로 고민하고 있다. 은행업무의 성격상 무엇보다 비용절감 효과가 우선한다는데 호소해 왔지만 실적을 중시하는 요즘 분위기 때문에 수입기반 확대에 골몰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 가운데 일부는 쇼핑몰 입점이나 광고유치 등을 통해 수익원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우리은행은 연말까지 230만 인터넷뱅킹 고객을 확보한다는 계획 아래 전체 실적의 30% 가량을 개인 고객서비스에서 올릴 예정이다. 나머지는 기업고객 대상의 집금·자금이체 등 자금관리서비스(CMS)나 증권계좌개설 대행 등의 수수료로 충당하기로 했다. 또 하반기에는 쇼핑몰 입점과 광고대행에 나서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조흥은행은 올해 ‘e뱅킹부’의 순매출 목표를 5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자금이체 등 개인고객 대상 서비스 수수료는 아직 미미하지만 기업용 유료 서비스를 확충하고 광고대행 등을 통해 수익기반을 넓히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올해는 인터넷뱅킹에서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군을 대폭 늘리고, 광고와 쇼핑몰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당면과제는 모든 온라인사업의 수익화”라며 “인터넷뱅킹을 통해 취급하는 금융상품군도 본격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의 전통적인 고유 서비스로는 온라인뱅킹의 실적확대에 한계가 많은 게 사실이다. 지난해 이후 계좌통합(AA)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지만 아직 유료화를 단행한 곳은 단 한개 은행도 없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 공짜라는 인식이 여전하고 특히 은행은 대민서비스 기관이라는 생각이 팽배하다”면서 “여타 사업부문과 마찬가지의 잣대로 실적과 비용을 판단해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업무효율화에 따른 비용절감과 인터넷 대출·세금대납 등에 따른 간접이익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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