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온칩 시대>선결과제-IP·라이브러리 확보 `발등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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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스템온칩(SoC)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미리 개발한 반도체 설계자산(IP)을 활발하게 유통시켜 디자인에 반영하고 반도체 일관생산라인(FAB:팹)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라이브러리 구축이 필요하다.

 SoC는 CPU, D램, S램, 디지털신호처리장치(DSP), 아날로그 부품 등 전체 부품을 하나의 칩 위에 구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발과정이 복잡하고 제품수명과 시장진입시간은 점점 더 단축돼 적기공급(time to market)을 만족시키는 제품의 개발은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서로 다른 설계자에 의해 설계되고 검증된 여러 기능 블록(IP)과 안정성이 보장된 라이브러리의 확보는 SoC 개발의 필수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IP 개발 및 유통을 촉진하기 위한 표준화 작업과 유통모델 구축 등의 활동이 활발하다.

 특히 IP 재사용과 내장형(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술, IP 성능검증환경 구축은 기본 요소이며 IP 조합에 의해 SoC의 설계가 가능하도록 플러그 앤드 플레이 방식과 온 칩 버스(on chip bus)를 근간으로 설계 플랫폼을 개발하고 인터페이스 및 테스트 방식을 정형화시켜야 한다. 또 IP를 채택, SoC의 성능을 원격으로 검사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환경도 SoC 설계 인프라의 중요한 조건이다.

 IP 비즈니스를 개척한 영국 ARM과 IP 유통을 위한 기업간(B2B)거래소인 스코틀랜드의 VCX는 모범사례로 꼽힌다.

 영국 ARM은 임베디드 CPU 코어 하나로 세계 무선통신 칩시장을 한손에 거머쥔 기린아. 퀄컴·인텔·삼성전자 등 내로라하는 반도체업체들이 고객이다.

 스코틀랜드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알바(ALBA) 프로젝트의 꽃, 가상컴포넌트거래소(VCX·http://www.thevcx.com)는 SoC 개발을 위한 세계 최초의 인터넷 기반 반도체지적재산권(SIP)의 글로벌 B2B거래소다.

 97년 설립된 VCX는 SoC에 필수적인 IP를 표준화해 IP를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는 일종의 증권거래소와 같은 공개시장으로,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IP의 거래를 저렴하고 간단하며 빠르게 해야 하는 업계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현재 모토로라·지멘스·노키아·도시바·히타치·TSMC·케이던스·멘토·ISS·ARM·피닉스 등 50여개의 회원사에 300개 이상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IP 블록이 상장돼 있다.

 최근 VCX는 유통을 활성화시키고 특허분쟁에 대비해 제3자 반도체 설계자산(IP) 사용시의 법적 위험(리스크)을 크게 주는 보험상품도 선보였다. IP 소유권 침해 사례가 실제로 발생하거나 이러한 주장이 있을 경우 지난 12개월 동안 라이선스 사용자가 당해 라이선스에 대해 지불한 수수료와 동일한 금액을 보상해주고 자진회수(리콜)에 대한 비용도 대신 내준다.

 국내에서는 특허청이 지원하는 반도체설계자산연구센터(SIPAC http//www.sipac.org)와 전자부품연구원(KETI)이 운영하는 IPCoS가 있다.

 SIPAC은 국내외 IP를 발굴·수집하고 이를 검증하는 한편, IP 유통을 위한 SoC 설계방법론 개발을 중점사업으로 수행한다. 또한 IP 유통모델 구축 및 거래에 따른 법적 보호방안을 연구하고 효율적인 IP 설계를 위해 학계와 기업체가 공동으로 IP 설계기준을 개발중이다.

 IP 데이터베이스(DB) 구축과 카탈로그 서비스도 활발하게 진행함으로써 현재 국내외 80개 이상의 IP가 등록되었으며, 아이피언과 IP 기능 검증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일반인들도 IP 개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된다.

 KETI가 운영하는 IPCoS(http://www.ipcos.or.kr)는 IP 검증환경과 거래중재서비스를 제공하는 IP DB센터로 지난 98년부터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시스템IC2010사업의 세부과제 중 하나인 IP DB 개발사업을 위해 설립됐다.

 IPCoS는 국내 SoC산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기존 IP 표준안의 보급, 다양한 IP 수집, IP 카탈로그 제공에서 한단계 나아가 DB서비스, IP 검증환경 제공, 거래중재서비스를 지원한다. 또 IP나 범용 기능 블록의 상용화를 통해 주문형반도체(ASIC) 개발업체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DB를 구축중이며 국내 IP 데이터의 표준을 정의하고 IP 전달물의 기준을 제공하는 역할도 담당할 계획이다.

 SoC용 라이브러리 구축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SoC 개발을 위해서는 다종의 IP를 집적, 회로간 간섭을 막고 저전력 소모와 고속 등이 지원되는 미세회로공정과 라이브러리 구축이 필요하다. 초미세반도체설계(VDSM:Very Deep Sub-Micron)에 따라 나타나는 신호간섭인 크로스 토크, 전압강하, 잡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R(Place & Route)나 최종검증(verification) 등에서 정밀분석작업이 필요하고, 고주파집적회로(MMIC)의 구현을 위해서는 전력증폭기(PA)와 송신부(Tx) 및 수신부(Rx) 통합을 위한 특수 공정 및 라이브러리 개발이 요구된다.

 또한 SoC는 메모리와 로직, 고전압 파워 소자 등 특성이 다른 칩들을 결합시켜야 하기 때문에 이종의 공정에 대한 기술축적도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아남반도체·동부전자·나리지온 등 수탁생산(파운드리)서비스업체들은 자체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반도체설계업체, 디자인하우스, 경쟁 파운드리업체 등과 공동 기술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파운드리업체의 한 관계자는 “SoC 분야의 공정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누가 더 많은 종류의 라이브러리를 확보하고 결합시키느냐에 달렸다”면서 “이를 위한 기술제휴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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