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 다시 출발이다](2)매트릭스에서 창조되는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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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한일 월드컵 관람을 위해 미국에서 온 스티븐스는 미국-폴란드 전이 열리는 대전시의 관광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했다. 한국관광공사의 홈페이지(http://www.knto.or.kr)를 열어 대전시 지도를 찾아본 스티븐스는 이번에는 대전시 홈페이지(http://metro.daejeon.kr)에 들어가 대전 월드컵경기장과 주변 음식점, 엑스포 공원의 정보를 상세 검색한다.

 그러나 화면에는 음식점 명칭만 나올 뿐 음식점이 자랑하는 주요 메뉴가 무엇인지 가격은 얼마인지를 찾을 수가 없다. 지도가 제공하는 콘텐츠가 2차원의 평면 지도를 단순히 디지털로 전환한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만약 관광공사의 지형도 위에 볼거리·먹을거리·놀거리 등의 지역정보를 제공하는 POI(Point Of Interests), 음식점이 제공하는 가격정보, 엑스포 공원의 놀이시설 이용 정보가 합쳐져 하나의 데이터로 제공된다면 훨씬 다양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 않을까.

 지리정보시스템(GIS)은 이제 바야흐로 통합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도로교통(운송·물류·택배), 게임, 이동통신부가서비스, 방송, 금융·보험, 유통, 관광,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GIS를 접목시킨 융합 상품의 출현이 예고되고 있다. 공공사업 위주로 형성돼온 GIS시장이 최근에는 소비자 중심의 시장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공급자 중심에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GIS에 대한 개념이 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각종 정보에 지리정보 기술이 가미되면서 새로운 자리찾기를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그간의 지리정보는 시설물 관리나 수치지도 갱신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최근 GIS업계에는 자동차, 이동통신, 인터넷업체가 가세하면서 GIS기반을 이용한 새로운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이에따라 시장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응용산업의 핵심기술로 일컬어지는 지리정보시스템(GIS), 지능형교통시스템(ITS), GNSS(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 SISS(Spatial Imagery Information System) 등 4S산업의 시장규모는 오는 2003년까지 2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GIS는 지도나 기본 데이터 구축 등 소비자와 동떨어진 영역으로 존재할 수 없다. GIS에 대한 인식의 전환은 매트릭스 산업의 등장으로 이뤄지고 있다. 기업들은 보다 다양한 응용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개별 데이터와 데이타 간의 통합을 이뤄내고 있다. 이에따라 GIS에 대한 새로운 가치체계의 변화도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업계는 우선 지리정보를 생산하는 주체간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공유가 가능토록 해야 한다. 이기종간 시스템 호환이 가능해지고 통합된 검색 체계가 갖춰져야 함은 물론이다. 건설교통부·정보통신부·행정자치부·해양수산부·환경부 등 각 부처에서 GIS 데이터베이스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표준 규격과 체계 마련도 시급하다.

 우제윤 건설기술연구원 정보화기획실장은 “GIS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에서 셀 간 연산작업을 위해 컴포넌트 개념을 대입하듯이 GIS의 요소기술과 전문분야를 뽑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GIS 핵심요소 기술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또 활용 가능한 사례가 무엇인지를 모아 집대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과 요구를 수렴할 수 있는 일련의 의사소통 수단도 마련돼야 한다.

 진희채 천안대 교수는 “GIS는 시스템이 아닌 인프라”라고 강조한다. GIS를 지도의 영역에서 미래 정보사회에 대비한 기반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바꾸자는 의미다. 지도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가 지도정보를 이용해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GIS는 이제 산업과 산업간 정부부처와 업계, 학계, 연구계 간 종횡으로 저변을 넓혀가야 할 때다. 매트릭스에서 창조되는 가치는 소비자 중심적인 사고로 산학연관이 접근할 때 얻어지는 수확물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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