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문화의 달>인프라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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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정보사회 대한민국의 정보화 인프라는 ‘세계 최고’라는 수사가 어색하지 않다. 인터넷 이용부터 고도의 통신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다른 나라에서 벤치마킹 대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정보화 의지에 따라 빠른 속도로 구축된 정보화 인프라는 이제 양적인 성장에서 질적인 성장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프라 활용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한편 인프라의 고도화와 관련 산업의 전략적인 발전도 함께 모색되고 있다.

 한국의 인터넷 이용자는 전국민의 절반을 넘는 2400만명이고 초고속 인터넷 이용가구도 780만가구에 이른다. 이밖에도 xDSL가입자수와 국가도메인수, IPv4 배정 규모 등에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기 위한 PC의 보급률도 77%에 달한다.

 인터넷 트래픽을 교환하는 교환노드의 수는 일본·미국·홍콩 등과 비슷한 수준이나 처리되는 트래픽량은 일본·홍콩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인터넷 백본망의 경우에도 2.5 와 10 급의 백본을 구축하고 있는 미국과 비슷한 추세로 수준과 방식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이와 같은 인터넷 인프라는 인터넷 관련 산업의 부가가치 창출의 기반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동통신 인프라도 세계 수준이다. 이동전화는 유선전화와 함께 국민의 기본통신수단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동전화 가입자수가 3000만명을 넘어섰고 유선전화 가입자수도 2300만명에 이른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cdma2000-1x)의 전국서비스가 이미 시작됐고 cdma2000-1x EVDO 시연 서비스도 월드컵 기간중 선보인다. 비동기식 IMT2000인 W-CDMA기술도 시연된다.

 정보화 인프라는 국가사회 전반의 업무수준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전자정부 구현을 위한 기반이 조성돼 하루, 이틀 가량 걸리던 업무처리가 1∼2시간으로 줄어들었다. 관세정보화로 수출입통관이 1∼2일에서 각각 2분, 2시간 30분으로 줄어들었고 연간 5000억원 이상의 물류비 절감효과를 얻어냈다. 조달정보화로 문서처리 시간이 2일에서 30분 이내로 단축됐다.

 철강·전자·조선·자동차 등 기존 주력산업 부분의 정보화도 진전돼 비용절감은 물론 산업경쟁력 향상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포항제철의 경우 IT활용으로

연간 23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금융·의료 등 사회 각 부분의 정보화 인프라도 급속히 확산됐다. 24시간 365일 전자금융서비스 제공체제가 마련돼 인터넷뱅킹 등록자가 1100만명, 온라인 주식거래 비중이 66%에 이르는 등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의료부분의 인프라도 의료보험 EDI의 확대·보급으로 약 4만개 요양기관에서 이를 이용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은 이에 따라 97년이후 18.8%에 이르는 고성장을 지속해 지난해의 경우에는 국내총생산(GDP)의 13%를 차지했으며 지난 4년간 총수출의 26.8%를 점유하는데 이르러 국가 주요산업의 자리를 차지한 지 오래다.

 

 ◆정보화인프라 구축과정과 과제

 정보화 인프라 구축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부 주도로 이뤄졌다.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늦지 말자’는 구호가 힘을 더했다. 95년 정보화촉진기본법 제정을 계기로 시작된 인프라구축사업은 정보화 기획전담부서 및 정보화 촉진기금이 설치된 96년 속도를 더했다. 96년에는 정보화추진위원회가 결성됐고 98년에는 정보화전략회의가 구성돼 범국가적 추진체계를 확립했다. 지난 4월에는 2006년까지의 정보화 촉진계획을 세우는 e코리아 비전이 마련됐다. e코리아 비전에서는 인터넷 이용인구를 90%까지 확대하고 산업정보화로 생산성을 G7수준으로 높인다는 세부계획이 발표돼 정부의 정보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인프라 구축의 주요 요소로는 상황변화에 적합한 정보화 비전의 제시가 꼽힌다. 국정책임자의 강력한 추진의지를 바탕으로 정보화촉진기본계획, 사이버코리아21 등 정부가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민간과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80년대 구축된 자동전화망과 국가기간전산망 등 기존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면서 초고속정보통신망으로 지속적인 고도화를 꾀했다는 점과 초고속 인터넷, CDMA 등 전략부분에 대한 집중적 선도투자를 감행하면서 민간투자를 유도했다는 점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정보공유가 미흡해 실질적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등 공공정보화의 질적 성과 미흡과 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정보화 수준은 아직 미흡하다는 점이 흠으로 꼽히고 있다. 정보화 환경을 지원하기 위한 표준, 물류 등 제도기반이 취약하다는 점도 부족한 부분으로 언급되는 사항이다. 가장 중요한 인프라인 핵심인력 확보를 위한 인력양성체제와 학제간 연구 여건이 미비하다는 점이 앞으로의 숙제로 거론된다.

 ◆정보화 인프라 구축 계획

 2006년이면 어디서나 최소 2Mbps급의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되고 2005년이면 최대 2Mbps급의 무선인터넷 통신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2006년까지 전 가정의 50% 이상에 디지털 TV가 보급돼 디지털 방송시대를 열게 된다.

 정부는 정보화 인프라의 지속적인 고도화를 통한 세계 선도적 지위를 유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부는 공공기관이 이용하는 국가망에 DWDM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하고 ATM장비를 중소도시 및 농어촌까지 전국적으로 균형있게 확대, 구축하는 한편 2005년까지 최소 1Mbps급 초고속 인터넷의 보편적 이용환경을 조성해 가정내에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원활하게 이용하도록 가입자망 고도화를 추진한다.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들에도 급의 초고속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유무선망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초고속 인터넷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세계 최초의 유무선 통합 초고속네트워크가 구현된다. 유무선이 연동되는 IPv6기반의 차세대 인터넷기반으로 조기 전환함으로써 차세대 응용서비스를 개발, 촉진하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한 신산업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무선인터넷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2004년 중소도시, 2006년 읍면 지역까지 망을 확충, 전국 어디에서도 무선 휴대단말기를 통해 초고속 통합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이동통신 환경을 구축하며 이를 위해 PDA, IMT2000 등의 단말기 이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한다.

 유무선 통합을 촉진시키기 위한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고 IMT2000, 블루투스 등 미래지향적 전송망 기술 개발을 지원할 방침이다. 2006년까지는 전가정의 50% 이상에 디지털TV의 보급을 확산하는 한편 전국민이 고품질의 방송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관련 산업을 수출전략산업으로 적극 지원 육성한다. 또한 지상파 및 유선방송의 디지털 전환 촉진을 위한 지원을 확대한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기반으로 한 정보화인프라구축계획을 마련해 ‘세계 최고 인프라’를 유지하는데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지식정보사회에 걸맞은 법체계를 정립하기 위한 기본법령 및 세부규정을 재·개정해 정보사회에 대비하고 사이버 공간의 안전성 및 신뢰성 보장을 위해 사이버테러 예방 및 대응체제를 구축하고 국가가 주도하는 정보유출 방지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보화 인프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력양성을 위한 체제를 구축해 정보화 백년지대계를 세울 계획이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