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가이드>연봉의 양극화

 ◆김호종 유니코써어치 이사

 

 최근 축구 대표팀의 선전으로 월드컵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98년 월드컵 우승팀이자 유력한 우승 후보인 프랑스팀과 평가전을 가졌는데 이 팀에는 지네디 지단이라는 유명 선수가 소속돼 있다. 지네디 지단이 유명한 이유는 그의 축구실력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작년 스페인 프로팀으로 이적시 역대 최고인 6500만달러(약 84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몸값을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함께 경기장을 뛰었던 한국 선수들보다 무려 100∼400배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몸값이다.

 연봉 격차는 스포츠 선수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산업현장에서도 직급에 관계없이 능력별 연봉 격차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IMF 이후 시장경제주의를 표방한 기업 환경으로 인해 일부 기업체나 은행장 등 CEO들의 연봉은 과거보다 많이 높아졌다. 그리고 CEO나 변호사 등 고급 전문직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인 가운데에서도 능력에 따라 억대 연봉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주로 펀드매니저·재무분석사·컨설턴트 같이 ‘지식이나 사람을 관리’하는 직종이 대부분이며, 또한 보험설계사 같이 영업직종에서도 능력에 따라 수억원씩 벌어들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경력 10년차로 국내 증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A씨의 경우 연봉은 수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 전자분야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B씨는 경력 10년차지만 A씨 연봉 대비 20%가 채 되지 않는다. 이제 급속한 산업의 변화와 유연해진 노동시장으로 인해 임금계층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직장인간에도 연봉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기업의 신입 직원과 CEO의 연봉 격차는 약 8배로 외국의 40배에 비교한다면 턱없이 낮은 편이지만 최근 들어 국내 기업 사이에 도입이 확산되고 있는 성과 위주의 인사시스템이 본격 정착되면 앞으로 연봉 격차는 보다 커질 것이다.

 능력과 자격 위주로 임금이 결정되다 보니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는 젊은 계층의 임금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1년 국내 기업들의 임금을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직종별로는 금융·보험·증권업이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 분야 대졸 신입사원의 경우 평균 연봉이 2406만원이었다. 2위는 IT업계(2382만원)며 조선업(2200만원)과 유통·서비스업(2190만원)이 뒤를 잇고 있다. 반면에 제조업 분야 등 기타 많은 기업들은 2000만원에 훨씬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경력과 직종에 따라 약간의 연봉 격차가 있지만 향후에는 직장인 사이의 연봉 격차가 프로축구 선수들처럼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의 취업시장은 작년보다 상당히 나아진 편이며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취업시장의 활성화에 따라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직장인들은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장기적인 로드맵을 작성해야 한다.

 지네디 지단 같은 최고의 몸값을 뽐내는 선수가 될 것인지 아니면 이름없는 무명의 후보선수로 남을 것인지 월드컵 축구경기를 관전하면서 자신의 몸값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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