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관련 제품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으나 정작 기초가 되는 통계에는 엉터리가 많아 보완이 시급하다.
관세청과 산자부 등 관련부처들은 최근 수출입 동향을 브리핑하면서 LCD 모듈이나 LCD모니터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관세청은 최근 지난 4월 한 달 동안 LCD모니터의 수출액 3억3600만달러에 이르렀으며 1월부터 4월까지 총 12억8000만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산업자원부도 최근 국내 TFT LCD 모듈의 수출액이 지난 4월까지 12억달러에 달했으며 연간 6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그러나 관련부처들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LCD 관련제품의 수출통계에는 허점이 많은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관세청과 산자부는 이번 자료를 발표하면서 동일한 코드의 세관통계를 각각 LCD모니터와 TFT LCD 모듈로 서로 다르게 인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두 부처의 근거가 되는 통계는 관세청이 세관통관에 사용되는 품목분류 방식인 HS코드상 ‘8471602023’에 해당하는 수출액으로 이 코드는 액정모니터로 돼 있다.
이처럼 두 부처가 같은 코드의 품목을 서로 다르게 인용하고 있는 것은 LCD모니터와 LCD모니터용 액정모듈이 따로 구분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액정모듈의 경우 액정모니터용 부분품이나 노트북PC용 부분품으로 따로 구분되지 않고 상태에 따라 타자 기등의 기타 부분품(8473309000)이나 전기식시각신호기기(8531200000), 전자계산기용과 같은 액정디바이스(9013000000)로 각각 분류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모니터용 액정모듈의 경우 액정모니터에 해당하는 품목코드로 세관 수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나 LG필립스LCD 등 관련업계는 모니터용 LCD모듈을 액정모니터 품목 코드인 8471602023으로, 노트북PC용 액정모듈은 타자기용 기타 부분품 코드인 ‘8473309000’으로 각각 신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관세청의 액정모니터 수출액은 액정모듈 수출액이 포함돼 실제보다 크게 부풀려져 있는 실정이다. 국내 업계의 액정모니터 수출액이 월 1억달러를 조금 상회하는 점을 감안하면 관세청이 발표한 3억달러가 넘는 액정모니터 수출액 중 2억달러 정도는 모니터용 액정모듈인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는 이같은 업계 실정을 감안해 관세청의 액정모니터 수출통계를 TFT LCD 모듈 수출액으로 발표하고 있으나 이 수치는 실제 수출액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는 10인치 이상 대형 액정모듈의 지난 4개월간 수출액이 12억달러라고 밝히고 있으나 타자 기등의 부분품으로 수출되고 있는 노트북PC용 액정모듈 수출액이 빠져 있는 상태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타자 기등의 기타 부분품인 8473309000의 수출액이 지난 4월까지 13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중 노트북PC용 액정모듈 수출액이 얼마인지는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HS코드의 품목분류를 임의적으로 바꿀 수 없는 데다 품목코드는 분류지침에 따라 업계가 신고하도록 돼 있다”고만 밝혔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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