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에 갇힌 증시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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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말 875선에 올라섰던 종합주가지수가 이번주들어 급등락을 거치며 ‘시소 장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840∼870대의 박스권 탈출 모멘텀이 무엇이 될지에 대해 증권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증시에선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9포인트 오른 854선을 회복하면서 상승탄력을 받는 듯 했으나 여전히 불안한 미국 증시, 환율, 반도체가격 인하 등 부정적 요인으로 박스권을 탈출하기에는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다.

 이에 따라 이달 첫 거래일인 2일 859로 시작했던 국내 증시는 장기간의 횡보를 끝내고 단기적 저항선인 870선을 넘어 900고지로 치달을 수 있는 상승요인 모색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가신용등급 상향 영향은 제한적=피치가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지만 한국신용등급을 A등급으로 상향조정할 것이라는 소식은 이제 더 이상 신선한 재료가 아니라는 게 증권가의 일반적 시각이다. 지난해 11월 S&P의 한국신용등급 상향조정에 이어 지난 3월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조정 때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재료로서의 효력을 다했다는 평가다.

 지난 97년 이후 국제신용평가기관이 10여차례 한국 신용등급을 조정했는데 발표시점 한달전 종합주가지수가 약 6% 상승한 반면 발표이후 한달동안은 오히려 1%에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한 것도 이같은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당초 발표대로 다음주중 피치가 국가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더라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다만 국내기업의 대외 신인도와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다.

 ◇IT수출과 2분기 실적이 ‘투톱’=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는 열쇠는 IT수출이 쥐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반도체, 이동통신단말기, 컴퓨터 등 국제 경쟁력을 확보한 IT 제품군의 지속적인 수출 확대가 국내 증시는 물론 국내 경기 회복의 필수과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장우빈 메리츠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금리 상승기조 속에 내수산업은 다소 위축될 수밖에 없으며 수출 부문의 지속적인 확대가 향후 증시도약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 “IT수출이 국내 수출을 선도하고 이를 통해 국내 IT경기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분기 IT기업들의 실적에서 어떤 방향성을 보여주느냐도 향후 국내 증시 움직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IT비수기로 통하는 2분기에 개별기업이 탄탄한 실적을 쌓은 것으로 확인될 경우 국내 증시는 상승의 교두보를 확보하면서 박스권 탈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물론 그 반대 상황이 연출될 경우에는 국내 IT경기 회복 기조는 상당히 지연되거나 재조정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IT기업들이 2분기 실적에서 경기 상승 기조를 분명히 보여주고 국내 IT산업 성장 방향에 호응하는 결과를 내놓는 것이 침체된 증시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는 최상의 처방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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