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이동전화 단말기업계가 잇따라 대규모 연구개발(R&D) 인력 확충에 나서면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코리아가 연내 R&D 인력 100명 추가확보를 위해 지난달부터 인력모집에 나선 데 이어 팬택과 큐리텔이 상반기 중 총 300명의 R&D 인력을 추가모집키로 했다.
텔슨전자도 다음달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100명 가량의 R&D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세원텔레콤·맥슨텔레콤·스탠더드텔레콤·와이드텔레콤 등 여타 제조업체와 기가텔레콤 등 40여개에 이르는 R&D업체도 추가 인력확보에 나섰다.
또 삼성전자·LG전자 등 메이저업체도 수시채용을 통해 R&D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어 이들 업체가 연내 확보하려는 R&D 인력은 총 700∼8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업계가 R&D 인력확충에 대거 나서면서 신규인력보다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자 위주로 채용할 계획인 데다 일부 업체가 경쟁사보다 우대정책을 내세우면서 기존 인력이 이동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팬택·모토로라코리아 등은 각각 국내 최고 대우 등을 내세우며 경력자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반면 사정이 좋지 못한 업체들은 신규인력 확보는 고사하고 기존 인력마저 빠져나갈 위험을 맞고 있다.
모토로라코리아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국의 경쟁사들로부터 CDMA 단말기 관련 연구원 30여명을 확보했다”며 “나머지 70명의 R&D 인력도 조속히 모집해 R&D부문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A사, B사 등 몇몇 업체는 연구원들이 이직 움직임을 보이자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A사 인사팀 관계자는 “경력자들이 좋은 조건을 찾아 떠나는 바람에 R&D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근 몇몇 업체가 조건을 앞세워 R&D 인력 확보에 나서 연구원들이 동요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의 연구인력 확보전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초래, 업계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대 팬택·큐리텔 총괄사장은 “국내 시장은 기존 메이저업체와 R&D 인력을 성공적으로 영입한 업체 위주로 급속히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된 인력을 놓고 ’뺏으려는’ 업체와 ’붙들려는’ 업체간 줄다리기가 국내 이동전화 단말기업계의 판도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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