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SKT의 KT 공모주 대량 확보에 따른 통신업계의 충격과 달리 일반공모는 당장에 큰 수익을 거두지 못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장기투자자 중심으로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와 대기업, 통신업계는 허를 찌르는 SK텔레콤의 행동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정부와 KT, 대기업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데 대해 당혹스러워 했으며 통신업계는 이번 청약 결과가 자사에 미칠 영향을 이모저모 따져보며 대책마련에 부심했다.
◇정보통신부와 KT의 반응=정통부는 SK텔레콤의 참여를 내심 기대해왔으나 막판에 SK텔레콤이 대거 청약을 단행하자 당황스런 기색이 역력하다. 이번 지분매각에 깊숙이 관여한 통신업무과 민원기 과장은 ‘서프라이즈(surprise)’라는 표현을 연달아 사용하며 놀란 속내를 비쳤다. 그러나 그는 “양승택 장관은 보고를 받고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정통부는 20일 EB 청약 결과를 보고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나 SK텔레콤이 최대 11.34%까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전략적 투자자에 주기로 한 사외이사 추천권도 주인을 잃게 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통부는 삼성, LG, SK 등 3개의 기업군이 대주주군을 형성하면서 포스코와 같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가기를 희망했다. 정통부는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당초 원칙대로 민영화를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KT 역시 크게 당황하고 있다. KT는 SK가 유공 등의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 부풀리기에 나선 전례를 들어 이후 M&A에 나서지 않을까 걱정도 하고 있다.
◇삼성과 LG=겉으로는 큰 여파가 없다는 입장이나 내심 놀라고 있다.
삼성은 일체의 입장표명을 거부했다. 막판에 SK텔레콤의 전략에 뒷덜미를 잡혔다는 점에서 매우 불쾌한 반응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삼성전자의 KT 장비수주 전망마저 어두워졌다.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KT 인수를 위한 행보에도 결정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 이래저래 삼성측으로선 이번 매각전이 최대의 실패작이 된 셈이다. 일각에선 이번 건과 관련해 일부 인사의 문책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LG는 전자를 통한 3% 지분 확보로 사외이사 추천권을 가지려 했지만 SK텔레콤의 ‘꼼수’로 2.25% 가량의 지분만을 확보, 자격을 잃게 됐다. 사외이사를 통해 장비공급전에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려 했던 LG의 전략도 차질이 예상된다. 그렇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 사외이사 추천권을 받을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남아있으며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견제할 수 있게 된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장비업계=KT 지분 매각 결과를 놓고 통신·네트워크 장비업계는 당장 시장구도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청약을 통해 상대적으로 유리해진 LG전자와 그렇지 못한 삼성전자 모두 KT를 대상으로 그다지 큰 매출을 올리지는 못해 그 여파가 곧바로 시장에 전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데이콤의 사례에서 보듯 그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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