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유럽과 미국 등의 유대인들이 사용하는 독일어와 히브리어 혼성언어인 이디시(Yiddish)언어로 저술된 서적 1만2000권이 최근 언제라도 인쇄해 볼 수 있는 디지털서적으로 전환됐다. 이로써 지난 50여년 동안 출판되지 않았던 대부분의 이디시어 책이 이날부터 온라인주문을 통해 사본을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이는 전미이디시어서적센터(National Yiddish Book Center)가 자체 소장한 1만2000권의 책 내용을 4년 동안 끊기있게 디지털로 전환한 노력의 결실이자 22년 동안 이디시어 서적 발굴사업을 벌여 150만권을 수집한 이 센터 아론 랜스키 설립자의 최대 업적이기도 하다. 랜스키는 “소설 ‘백경(Moby Dick)’의 이디시어 번역본이 전세계 서점과 도서관을 통틀어 세권밖에 없다는 사실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것이 바로 이디시어 서적의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디시어 사용인구는 한때 동부유럽과 북미 등지에서 1100여만명에 달했으나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이후 유대인들이 미국으로 이민가면서 그 수가 점차 줄고 있다. 이디시어는 미국으로 건너가 ‘쉬무즈(schmooze:잡담하다)’나 ‘클러츠(klutz:손재주 없는 사람)’ 같은 영어단어로 동화되기도 했으나 어린 세대들은 이디시어에 흥미를 못느끼고 있다.
랜스키가 수집한 서적은 대부분 1만5000여 이디시어 서적의 복사본이며 햄프셔대학 구내에 있는 이 센터에 소장돼 있다. 이 가운데 일부 서적은 이디시어 도서관 건립을 추진하는 기관이나 개인에게 판매됐다. 그 결과 센터가 소장한 일부 서적의 사본이 소수밖에 남지 않게 됐고 이에 랜스키 설립자와 그의 동료들은 350만달러의 개인헌금을 출연받아 이 센터가 소장한 이디시어 서적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 센터가 소장한 시집과 연극대본, 소설 등 1만2000여권의 서적이 펜실베이니아 미캐닉스버그의 한 창고에서 한장 한장 분철된 후 스캐닝 작업을 거쳐 컴퓨터에 입력됐다. 이 센터 낸시 셔먼 부소장은 “이디시어 서적을 영원히 보존하기 위해 책을 망가뜨려야 했다”며 “그러나 이 센터의 목적은 단순한 서적수집이 아니라 서적보존”이라고 강조했다. 1만2000권의 이디시어 서적을 한 페이지씩 스캔해 이 센터 웹사이트에 올리기까지 4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
이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이디시어 서적이 제목별로 분류돼 있으며 그 내용을 받아보려면 온라인주문을 내면 된다. 그러나 이 센터가 소장한 서적 가운데 부서지기 쉬운 3000여권은 아직 스캐닝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본을 받아볼 수 없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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