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PC업체 위상 높아졌다

 최근 들어 국내 PC업체들이 인텔로부터 세계 메이저 PC업체와 같은 시기에 기술 정보를 제공받거나 밀접한 협력관계를 맺는 등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인텔이 최근까지 최우선 고객인 해외 메이저 PC업체들에 자사의 기술 및 제품 정보를 우선 제공한 뒤 시차를 두고 국내 PC업체들에 정보를 제공해 국내 PC업체들은 세계 메이저 업체들에 비해 신제품 출시가 늦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지난해 말 인텔로부터 기술지원 최우선 고객인 VC(Validation Customer)로 선정된 데 이어 최근 인텔로부터 올해 하반기 및 내년에 출시할 칩세트나 CPU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는 등 VC업체 대우를 받기 시작했다. 인텔의 VC파트너로는 델·HP·NEC·컴팩·IBM 등 주로 세계 메이저 PC업체들이 선정돼 있으며 국내업체 중 인텔의 VC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VC는 칩 개발업체들이 가장 먼저 칩을 공급하는 고객인 ‘알파사이트’와 같은 개념으로 주로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을 감안해 선정된다.

 인텔의 VC로 선정되면 인텔이 향후에 선보일 CPU나 칩세트 등 샘플제품과 기술정보를 우선적으로 제공받게 되며 기술지원도 본사로부터 직접 받을 수 있다. 인텔의 VC는 일반 고객에 비해 빠르면 6개월에서 1개월 먼저 기술정보와 샘플제품을 지원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의 VC파트너는 노트북PC, 데스크톱PC 부문에 각각 5개 업체가 선정돼 있으며 노트북PC, 데스크톱PC 부문 모두 VC로 선정된 기업은 델·HP·삼성전자 등 3개 업체에 불과하다.

 인텔측은 “VC파트너 선정기준 제1순위는 기술력”이라며 “삼성전자가 VC로 선정된 것은 노트북PC, 데스크톱PC 모두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측은 “인텔의 로드맵을 미리 알 수 있어 향후 PC개발 및 마케팅 방향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또 인텔 발표와 동시에 제품 출시가 가능해 시장 선점 효과도 노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컴팩과 IBM에 PC를 공급중인 LG전자는 인텔과 저전력 CPU 개발분야에서 밀접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LG전자는 인텔에 PC 각 부분의 전력 소비량을 세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레퍼런스 보드를 인텔에 제공했으며 인텔도 저전력 CPU에 대한 정보를 LG측에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측은 “노트북PC의 저전력 설계와 관련 핵심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LG전자가 개발한 노트북PC가 전력소비 측면에서 호평을 받음에 따라 인텔로부터 협력 제의를 받았다”며 “인텔이 LG전자의 저전력 소비 기술을 인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국내 PC업체들의 위상 강화가 신제품 조기 출시, 마케팅 방향 조기 수립 등이 가능해져 장기적으로는 국내 PC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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