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본토 미국이 변하고있다>(상)네트워크 고도화 바람 거세다

최근 제2의 통신사업자 SK텔레콤과 제2의 시내전화사업자 하나로통신이 케이블TV 플랫폼사업 참여를 선언하고 나서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매체로 평가되는 케이블TV의 광대역 네트워크와 가입자라는 2개의 잠재적 가능성이 재평가받는 순간이다. 사실 국내 케이블TV사업자들은 지난해부터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를 서둘러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SK텔레콤 등 통신사업자들의 참여는 늦은 감조차 없지않다. 같은 움직임이 케이블TV의 본고장에서도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 케이블TV시장의 움직임을 두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오는 8일(현지시각)까지 4일간 일정으로 열리는 ‘케이블 2002(일명 NCTA 2002)’를 주최하는 전미케이블TV협회(NCTA)는 출범 이후 사용해 왔던 ‘National Cable Television Association’이라는 공식 명칭을 지난해부터 바꿔 사용하고 있다.

 공식 명칭에서 자신을 상징했던 ‘Television’이 빠지고 ‘Telecommunications’이 들어갔다. 향후 고속 인터넷이나 전화서비스 등 통신서비스를 주력으로 전개하겠다는 야심만만한 계획이 명칭 변경에 담겨 있는 것이다. 사실 미국 케이블TV시장은 NCTA의 명칭 변경 이전부터 사업자 기반에서 강력한 변화 움직임이 감지돼 왔다. NCTA는 96년 통신법 개정 이후 산하 회원사들인 케이블TV사업자들이 네트워크 시설에 투자한 자금규모를 600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98년까지 60억달러 안팎에 그쳤던 투자규모가 99년 106억달러, 2000년 124억달러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43억달러에 달했다는 사실이다. 올해 투자규모는 지난해보다 약간 줄어든 129억달러로 예상된다.

 미국 케이블TV사업자들의 투자확대는 NCTA의 ‘T’가 Television에서 Telecommunications으로 변경된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미국 케이블TV사업자들의 이같은 투자는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로 요약된다. 방송 프로그램 전송용 네트워크를 초고속 인터넷 등 통신상품을 탑재할 수 있는 방송·통신 융합 네트워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사업자들의 의지가 막대한 투자로 나타났다는 것이 NCTA의 설명이다.

 NCTA는 막대한 투자 결과 2001년 말 현재 전체 케이블TV 가입자의 87%가 초고속 인터넷이 가능한 550㎒급 이상의 네트워크로 서비스를 받고 있으며 적어도 전체 가입자의 74%는 양방형TV서비스인 디지털 케이블TV까지 전송받을 수 있는 750㎒급 이상의 네트워크로 시설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올해 투자가 지난해 대비 줄어든 이유는 이들이 추진한 네트워크 고도화가 거의 완료상태에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시설투자가 아니다. 시설투자로 방송과 통신시장에서 케이블TV사업자의 잠재적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미국의 케이블TV산업은 72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 다채널영상서비스(MVPD)시장의 77.4%를 점유하는 최대의 사업자군이다.

 네트워크 중무장을 통해 미국 케이블TV업계는 2001년 말 현재 전체 가입자 중 약1520만명을 디지털비디오, 초고속 인터넷, 케이블 텔레포니를 셋톱박스 하나를 통해 서비스받을 수 있는 디지털 가입자로 전환시켰다.

 케이블TV사업자는 이제 위성방송사업자(DTH)를 넘어서 통신사업자를 압박하는 수준까지 다가선 상태다. 특히 과감한 네트워크 투자확대가 통신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액(ARPU)을 늘리기 위한 케이블TV사업자의 통신시장 진출 및 양방향TV서비스 확대는 앞으로 크게 주목받을 전망이다.

 <뉴올리언스(미국)=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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